
지난 10일 오후, 화천군 전역, 특히 상서면과 사내면 등 북부권역에 불과 30여분 남짓한 시간 동안 많은 양의 비와 직경 1~2㎝의 매우 큰 입자의 우박이 쏟아졌다.
농가가 미쳐 손쓸틈도 없이 쏟아진 거대한 우박 알갱이들은 삽시간에 밭작물과 과수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흔을 남겼다.

현장 조사 과정에서 피해 상황을 설명하던 일부 여성 농업인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고, 한 고령의 농업인은 불도 붙지 않은 담배를 문 채 쓰러진 오이에서 눈길을 돌리지 못했다.
피해는 파종을 끝내고 수확을 앞둔 오이, 호박, 고추, 아스파라거스, 들깨 등에 집중됐다. 일부 농가들은 다시 파종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지만, 모종을 구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작물의 잎은 커다란 구멍이 뚫린 채 꺾어져 내렸고, 맺혀가던 열매들은 검붉은 피멍으로 상품 가치를 잃어버렸다.
그야말로 1년 농사를 망친 셈이다. 화천군은 현재 각 읍․면별로 정확한 피해 농가 수와 면적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밭작물과 과수 재배농가들이 생전 처음 겪는 규모의 우박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며 "행정에서 가능한 모든 지원을 다하고,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곁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화천=한윤식 기자 nssys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