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시름 깊어진다…주담대 금리 6%대 육박

‘영끌족’ 시름 깊어진다…주담대 금리 6%대 육박

기사승인 2025-11-20 06:00:08 업데이트 2025-11-20 12:26:27
시중은행 ATM. 쿠키뉴스 자료사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 조달 지수)가 두 달 연속 올랐다. 시장금리도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당분간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상단은 6%대를 돌파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연 3.93~5.33%, 신한은행 연 3.83~5.23%, 하나은행 연 4.46~5.76%, 우리은행 연 3.82~5.02%, 농협은행 연 3.63~6.43%다.

인터넷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올리면서 금리 상단이 7%대까지 올랐다. 케이뱅크는 변동형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는 4.06~7.72%(18일 기준), 카카오뱅크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85~5.561% 수준이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단이 7%대로 열린 것은 지난 2분기부터 지속된 현상으로, 신용도가 낮은 차주도 담보가 있으면 대출을 받을 수 있게 금리 폭을 넓힌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오른 것은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2.57%로 전월(2.52%) 대비 0.05%p 상승했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두 달 연속 올랐다. 코픽스는 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KB국민, 한국씨티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주요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코픽스가 오른 것은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다. 

예금금리도 상승해 대출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증시 활황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하면서 은행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이 줄어들자, 은행권은 조달 안정성을 위해 정기예금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주요 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대부분 2.80~2.85%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전 2% 초중반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크다. 아울러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로 은행들이 금리를 올린 영향도 있다. 연말이 다가오자 은행들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 차원에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채권시장의 금리 급등은 주담대 금리 상승의 또 다른 직접적 요인이다. 고정형 주담대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5년물 무보증은행채(AAA) 금리는 한 달 새 0.4%p 가까이 뛰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5년물 은행채 평균 금리는 지난달 23일 2.936%에서 18일  3.323%로 올라섰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예금금리, 은행재 금리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며 “예금금리 상승은 조달비용을 높이면서 대출금리 상단이 당분간 유지되거나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대출금리가 큰 폭 오르면서 지난 2020~2021년 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금리 재산정으로 인해 매달 내야하는 원리금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0.45%로 전월 말보다 0.02%p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역시 0.30%로 0.01%p 상승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최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