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 문화재팀장, 시정 이의제기로 배방읍 평직원 좌천

아산시 문화재팀장, 시정 이의제기로 배방읍 평직원 좌천

세계유산 후보 갯벌 “아산港 재고” 기고로 된서리
“지역유산 보존 담당 공무원의 소신 발언” 해석도

기사승인 2023-07-19 15:32:30

아산시 한 부서 팀장이 시정 방향에 이의 제기하는 글을 지역 언론에 기고했다가 좌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시 문화유산과 문화재관리팀 지모 팀장은 지난 5일 하반기 인사에서 팀장직이 박탈된 채 배방읍 환경관리팀 주무관(일반 직원)으로 발령이 났다. 지 팀장은 학예연구사 출신의 전문직 공무원으로 한국사 박사학위를 갖고 있다.

이 좌천성 인사는 지 팀장이 온양신문에 ‘아산만 갯벌은 보존될 수 있을까? ’ 제목의 기고문을 실은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그는 기고문에서 시가 추진하는 아산항 개발지가 이미 세계자연유산 ‘한국의 갯벌’ 추가 등재후보지에 오른 곳이니 항만 개발에 대해 심사숙고할 것을 제안했다. 일각에선 지역문화유산의 보존·계승 업무를 담당한 공무원으로 소신 발언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문화재청은 2021년 7월 서천·고창·신안·보성·순천의 갯벌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후 곧바로 아산만·남양만·강화만의 추가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으로 문화재청은 당시 아산시에 등재 신청 준비를 요청했다.

최근 아산시에서 학예전문직인 문화재관리팀장이 지역언론 기고문 때문에 배방읍 일반직원으로 좌천되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조한필 기자

반면 아산항 개발은 박경귀 시장의 핵심 역점사업으로 시는 예산 2억원을 들여 개발타당성 조사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박 시장은 당선인시절인 지난해 6월 “평택항과 당진항은 이제 포화 상태가 되고 있어, 화물선석·여객터미널·어항· 해양생태공원을 갖춘 아산항의 첨단복합항만 건설은 국가적으로도 준비해야 한다”며 아산항 개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아산항 개발 반대는 시의회서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 3월 임시회 때 김미영 의원은 문화재청의 아산만 갯벌 추가 등재 추진을 소개하며 “(아산항 개발은) 해양수산부, KMI, 충남연구원서도 불가능하다고 했으며 인접 평택·당진시와도 협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홍성표 의원은 지난달 28일 시 건설정책과 행정사무감사에서 “뱃길도 확보되지 않은 아산항 개발은 문제가 있다”면서 “정부의 제4차 항만 배후단지개발 종합계획 및 충남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기본 계획에서도 아산항을 염두에 두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산=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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