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그리스인이 만들어 놓은 인문학 토대 위에 문화를 성장시켜왔다.” 지난 28일 아산시중앙도서관에선 그리스 인문학 주제 토론회가 열렸다. 그런데 연사가 서양사 교수도 아니고, 전문 인문학 강사도 아니었다. 박경귀 아산시장이 고전문학 독서동아리 회원들과 그리스의 예술, 문학, 철학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박 시장은 행정학 박사로 정책분야에 오래 몸담았지만 또 그는 오랫동안 그리스 문명을 연구한 인문학자이다. 2016년 ‘그리스, 인문의 향연’ 출간을 시작으로 ‘자유인의 선택: 3천년 그리스 인문의 지혜를 만나다’ ‘인문학의 원천, 그리스 로마 고전’ 등을 펴냈다. “모든 인류 문명의 뿌리는 그리스에 있다”는 소신으로 그리스 여행만 8번을 다녀왔다.
그는 지난해 아산시장에 당선된 후 여러 번 시민들 앞에 서서 그리스 문명의 탁월함을 이야기했다. 박 시장이 그리스를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이날 독서동아리 모임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인의 자유·평화·민주주의는 지난 수천년 동안 사라졌다 부활했다를 계속하며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현대인은 모두 그리스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박 시장은 시민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한 그리스 철학의 핵심 가치를 중시했다. 그는 “우리 교육은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기르는 데 집중하고 있지 않다”면서 아산 청소년들은 그리스 고전을 통해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우길 기대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엔 시청 고불인문학 아카데미에 강연자로 나서 ‘그리스·로마 인성교육의 지혜’를 주제로 강연했다. 시장이 아니라 사단법인 행복한고전읽기 이사장 직함으로 강연에 나섰다.
그는 “수천 년 동안 ‘클래식’으로 여겨지고 있는 가치를 배우고, 그 가치를 연구한 이들의 생각을 읽는 과정이 바로 고전 읽기”라며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 세상을 본다는 마음으로, 오랜 시간 명저로 불리는 책들을 읽는다면 민주시민에게 필요한 역량의 훌륭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확신 속에 박 시장은 아산 청소년들을 위한 고전문학 읽기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할 참이다.
아산=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