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공연이 11일 개막식에서 첫선을 보였다. 연출자는 “K-DNA가 있는 장르를 총망라해 다채로운 볼거리가 있는 천안만의 공연물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이날 본 주제공연은 부채춤, 브레이크댄스, 비보이춤, 사자탈춤, 상모돌리기와 소고(小鼓)춤 등 여러 장르가 섞여 있었다. 하지만 고전, 현대가 어지럽게 섞여 있다는 생각만 들 뿐, 축제 주제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마지막에 출연자들이 천안 K-컬처가 새겨진 대형 깃발 여러 개를 휘둘러 행사 정체를 명확히 했을 뿐이다.
주제공연은 특히 전통 부채가 많이 등장했다. 남자 무용수들까지 부채를 들여 춤추게 하는 부분에선 “저것이 신한류인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했다. 주제공연에서 K-DNA를 찾는 건 관객의 몫이었다. 공연시간도 짧은 편이었다. 오후 7시40분쯤 시작돼 당초 예고된 30분이 아니라, 15분이 안 돼 끝났다.
다만 대형크레인에 ‘꽃속의 여인’을 매달아 야간조명을 비춘 환상적 장면으로 관객 시선 잡는 데는 성공했다. 근데 이 여인이 K-컬처 주제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지난해 10월 1일 백제문화제 부여 개막식 때 ‘계산공주(公主)’쇼케이스에서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그 때는 공주와 관련된 화려한 드론쇼 배경으로 공주가 하늘서 내려와 관객들 탄성을 자아냈다. 치밀한 스토리텔링으로 연출된 장면이었다.
어쨌든 K-컬처 개막식 관객들은 바로 이어진 가수 폴킴 출연으로 환호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천안 K-컬처 주제공연은 12, 13일 오후 5시30분 두 차례 더 진행된다. 개막식과 달리 일몰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연된다. 어둠이 주는 야간공연 이점이 없어 어찌 관객 호응을 얻을지 염려된다.
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