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늘어도 간호사 수 그대로… “근무환경 해마다 악화”

병상 늘어도 간호사 수 그대로… “근무환경 해마다 악화”

간호협회 “병상 느는데 간호사 채용은 없어”

기사승인 2023-09-25 14:54:48
한 대학병원 내부. 쿠키뉴스 자료사진

“병원에 병상 수는 늘고 있지만 신규로 간호사를 채용하지 않아 업무 강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수도권 A종합병원 간호사)

“간호사 업무 과다로 초과 근무가 일상이 됐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와 휴식 부족으로 언제까지 환자 곁을 지킬지 모르겠다.”(전남지역 B병원 간호사)

의료기관이 매년 병상 수를 크게 늘리고 있지만, 이에 따른 간호사 신규 채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간호사 업무 강도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25일 대한간호협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하는 ‘건강보험통계(2018년∼2022년)’를 분석한 결과 요양기관 병상 수는 2018년 말 70만7349병상에서 2022년 말 72만4212병상으로 1만6863병상(2.38%)이 늘어났다.

특히 병원급 이상 급성기 의료기관의 병상 수는 35만6067개로 5년 전보다 3만8661개 병상이 늘었다. 이로 인해 병원급 이상 급성기 의료기관들의 병상 수가 전체 병상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말 44.88%(31만7406개)에서 2022년 말에는 49.17%(35만6067개)로 4.29%p 급증했다.

종합병원과 일반병원이 같은 기간 각각 3715병상, 3만1703병상을 앞다퉈 늘렸다. 이로 인해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과 일반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노동 강도는 2018년 1.73배와 5.66배에서 2022년 1.8배, 6.84배로 각각 높아졌다고 협회는 설명했다. 

병상 수가 확대되면 환자를 돌볼 의료진도 이에 맞게 늘어야 하는데, 활동 간호사 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3’에 따르면 우리나라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8개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다. OECD 평균(4.3개)의 약 3배 수준이다. 

그러나 간호사 수는 인구 1000명당 4.6명으로 OECD 평균(8.4명)의 절반 수준(54.8%)에 그쳤다. 다만 간호대학 졸업자는 인구 10만명당 43명으로, OECD 평균(32.1명)보다 10.9명이나 많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25일 쿠키뉴스에 “병상 수는 느는데 그만큼 채용을 하지 않으니 간호대 졸업자 수와 활동 간호사 수가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분별하게 병상을 늘이는 것을 막고 간호사의 근무환경을 개선해 노동 강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병원 설립요건을 강화하고 간호사를 간호필요도에 근거해 적정하게 배치해야 한다”면서 “이를 강제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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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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