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운영 사태를 빌미삼아 대폭으로 삭감된 새만금 예산 복원을 위해 출향민을 포함한 전북인 전체가 들고 일어섰지만 전주시의회 의원 일부가 ‘나 몰라라’ 행태를 취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경남 거제로 현장견학을 떠간 전주시의회 이남숙 복지환경위원장을 비롯한 복지환경위원 대부분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윤덕 의원과 김성주 의원도 이들의 무책임한 행동에 일정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7일 전북인 5천여명이 국회에 모여 ‘새만금 예산 정상화를 위한 500만 전북인 총궐기대회’를 개최, 새만금 예산 삭감의 부당성을 알렸다. 이 자리에는 김관영 전북도지사를 비롯해 국주영은 전북도의장, 지역구 국회의원 등 정치권이 총출동,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 강훈식 예결위 간사도 자리를 함께해 힘을 보탰다. 특히 단식투쟁에 이어 전주에서부터 280㎞를 마라톤으로 달려온 박정규 도의원 등 전북도의원 일행도 합류했다.
전북지역 14개 시군에서는 3천여명의 도민이 160여대의 버스로 상경했고, 경기도와 인천, 서울에 거주하는 전북인 2천여명도 함께해 새만금 예산 삭감의 부당함을 알렸다.
이날 행사는 새만금 국가사업 정상화를 위한 전북인 비상대책회의(상임대표 윤석정·서종표·윤방섭·회일스님·박숙영·박전산·소재호), 전북도의회(의장 국주영은), 전국호남향우회 총연합회(회장 최순모), 경기·인천 전북도민총연합회(회장 임영배), (가칭)새만금 정상화 재경전북인 14개시·군 비상회의(대표 박종길) 등 5개 단체가 공동 주최했다. 또한 한병도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을 포함한 도내 국회의원, 김원기 전 국회의장,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유성엽·이춘석 전 국회의원 등도 참석해 힘을 더했다. 전북인 전체가 이번 행사에 올인한 셈이다.
하지만 전주시의회 의원 일부는 이날 전북인 전체가 하나로 뭉친 총궐기는 제쳐둔 채 경남 거제시에서 외유성 현장견학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전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복지환경위원회(위원장 이남숙) 소속 시의원 7명은 전북인 총궐기대회가 진행되던 7일을 포함해 6일부터 8일까지 경남 거제시에서 현장견학을 진행했다.
국내 2번째 큰 섬이자 해양생태환경이 잘 보존된 거제시의 자연생태공원 견학을 통해 도심 내 생태공원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조성에 대한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일정에는 복지환경위 소속 시의원 7명과 함께 전문위원과 입법정책팀에서도 각 3명씩 총 13명이 참여했다.
주요일정에는 사회복지법인인 애광원을 방문해 지적장애인 특화 직원재활 및 생활지원사업을 확인하는 일정이 포함됐지만 대부분은 매미성,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 바람의언덕, 구조라성 샛바람소리길, 정글돔(식물원), 맹종죽테마공원,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탐방 등 야유회성 일정으로 짜여졌다.
전북지역 한 경제인단체 관계자는 “전주시의원들의 현장견학이 미리 예정돼 있었고,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한다는 좋은 취지로 진행됐다고 하더라도 이건 아닌 것 같다”며 “전북의 숙원사업인 새만금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500만 전북인이 총궐기에 나선 상황에서 한가하게 야유회성 행사를 진행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고 비판했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