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던 치아가 누렇게 변색되면 이를 드러내 웃기가 꺼려진다. 그러나 하얀 치아보단 황니가 튼튼하다는 속설도 있다. 치아 색깔은 치아 건강과 연관이 있는 걸까. △권소연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치과 교수 △서아림 강동경희대학교치과병원 치과보존과 전공의에게 24일 서면인터뷰를 통해 물어봤다.
Q. 누런 치아가 오히려 건강한 것이라는 속설이 있는데, 사실인가요?
권소연 교수= 누런 치아가 건강하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봅니다. 영구치가 한번 나오게 되면 평생 사용해야 하는 만큼 음식이나 식습관 등에 의해서 치아가 누렇게 변할 수 있습니다. 누렇게 변한 치아를 밝게 바꾸려고 미백 치료를 진행하면 치아가 예민해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치아를 없애 보철 치료를 하면 치아의 수명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속설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서아림 전공의= 소위 말하는 누런 치아는 원인이 다양하므로 치아의 건강과 직접적으로 연관시키긴 어렵습니다. 건강한 자연 치아의 색상은 치아의 두께, 치아 표면의 반사율, 에나멜과 상아질의 특징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연 치아의 가장 바깥층은 에나멜이라고 하는 투명하거나 하얀 층으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기계적, 화학적 마모로 인하여 이 에나멜 층이 얇아지면 에나멜 층 내부의 누런 상아질 층이 잘 비쳐 보여 치아가 어둡게 보이게 됩니다.
Q. 치아 색깔과 칫솔질은 연관 관계가 있나요?
서아림 전공의= 불량한 구강 위생으로 치태가 많이 침착된다면 누런 갈색으로 변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흡연 등으로 인한 착색이 칫솔질로 제거되지 않아 색이 변할 수 있습니다.
권소연 교수= 단순히 치아를 많이 닦는 것만으로는 치아 색을 하얗게 만들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음식물에 의한 착색 뿐 만 아니라, 충치 또는 치석 때문에 치아의 색이 변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충치나 치주염 역시 치아와 치아 주변의 색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충치, 치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칫솔질은 꼼꼼하게 잘 해줘야 합니다.
Q. 치아 변색을 유발하는 음식이나 생활습관은 무엇이 있나요?
권소연 교수= 치아 변색의 가장 큰 원인은 식습관입니다. 커피나 홍차, 와인, 탄산음료, 홍삼 등이 치아 변색을 유발합니다. 치아 변색은 음식을 먹으면서 생기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흡연을 하는 경우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이 착색을 일으켜 거뭇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양치질 후 바로 커피나 홍차 등 음료를 마시는 경우 변색이 조금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치약에는 연마제가 있어 일시적으로 치아에 미세한 스크레치가 생기게 됩니다. 이때 착색 유발 식품을 섭취하면 더 쉽게 치아로 스며들어 착색을 유발합니다. 따라서 양치 직후 커피나 홍차, 탄산음료 등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커피, 홍차 등을 빨대로 마시면 치아 변색이 덜할까요?
권소연 교수= 변색 자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빨대로 음료를 마신다고 하더라도 입안에 머금고 있는 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빨대를 사용해 치아와 음료와의 접촉 시간을 줄이는 것만 놓고 본다면 빨대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서아림 전공의= 착색을 유발하는 식품이 직접적으로 치아에 닿는 시간과 면적을 줄인다는 차원에서 빨대 사용은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다만 정확한 학술적 근거는 부족합니다.
Q. 레몬으로 치아를 문지르거나 미백 치약 등 시중 제품을 사용하면 미백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서아림 전공의= 레몬으로 미백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레몬은 강한 산성 식품으로, 이를 오랫동안 문지른다면 오히려 치아를 부식시켜 치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시중에 나온 허가된 미백 치약을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미백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치아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과도한 사용은 치약 내 마모제 등으로 인한 치아 시림, 잇몸 자극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사용 전 치과의사와 상의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Q. 스케일링이 치아 변색을 막는 데 도움이 되나요?
권소연 교수= 스케일링은 치아에 붙은 치석을 제거하여 치주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치료입니다. 치석 때문에 까맣게 보이던 부분이 제거되면 치아가 하얗게 됐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케일링으로는 치아 변색을 예방하거나 치아 변색을 치료할 수 없습니다.
그랬구나. 황니가 더 튼튼하다는 속설은 사실이 아니었다. 치아 변색을 막기 위해선 커피, 홍차, 흡연을 피하는 것이 좋다. 치아 미백을 위해 레몬으로 문지르거나 시중 제품을 잘못 사용할 경우 도리어 치아 건강을 헤칠 수 있으니 전문가와 상의하자.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