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한림면 화포천습지 일원에 400여 마리의 독수리가 찾아왔다. 화포천습지는 올해 람사르습지도시 국내 후보지로 선정됐다.
올해는 독수리 서식지인 몽골지역 기온이 높아 독수리가 예년보다 늦은 11월 중순부터 화포천을 찾기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개체 수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100여 마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독수리는 천연기념물 제243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몽골이나 티베트 등 북쪽 지역에서 서식하다 추운 겨울이면 월동을 위해 한국으로 찾아오는 겨울 철새다.
김해시는 2013년부터 매년 겨울이면 독수리 먹이주기 행사를 해 오고 있다. 덩치가 크고 용맹스런 모습과는 달리 몸이 둔하고 사냥을 잘하지 못해 멀리 화포천까지 날아오느라 지친 독수리가 탈진하거나 굶어죽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독수리 먹이주기는 월동기인 11월부터 다시 몽골로 돌아가기 전인 이듬해 3월까지 진행한다. 매주 수, 토요일 이틀간 먹이주기를 하는데 주말에는 주로 화포천습지 생태박물관 '밥먹자 독수리야'라는 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해 진행한다.
매회 가족 20여명 예약을 받아 화포천습지에 독수리가 많이 오는 이유를 알아보고 먹이 나누기의 필요성을 이해하면서 탐조한다.
평소 접할 수 없는 독수리를 가까이서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어 화포천습지 생태박물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가 높다.
화포천습지에서는 독수리 이외에도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등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과 수천마리의 큰기러기떼, 청동오리 등 많은 철새들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시는 철새들이 안전하게 먹이활동을 하면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화포천습지 주변 농경지에 생태계서비스 지불제계약을 시행하고 있다. 생태계서비스 지불제계약은 경작자가 자신의 경작지에 볏짚 존치, 보리 재배나 철새 쉼터를 제공할 경우 보상을 해 주는 제도다.
시는 화포천습지는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김해시의 소중한 자연 자산인만큼 겨울 철새들의 안전한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김해=박석곤 기자 p235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