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는 심장병을 가진 청소년을 중심으로 구성된 ‘2024 세상을 바꾸는 히말라야 원정대’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전했다.
환우회에 따르면 이번 히말라야 원정길에 복잡 선천성 심장병이 있는 조병준군(12세)과 함우진군(13세), 강찬율군(13세), 문준호군(14세), 안세준군(22세)이 나섰다. 김웅한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흉부외과 교수, 최광호 양산부산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윤자경 부천세종병원 소아심장과 과장 등 의료진과 청소년들의 보호자들도 지난 2일부터 13일까지 이어진 등반 일정을 함께했다.
환우회 측은 “원정대는 울레리(2000m), 고레파니(2874m)를 거쳐 푼힐(3210m)에 올라 고지대 적응을 마치고 촘롱(2100m)으로 이동 후 원정 8일째인 9일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3700m)를 지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4130m)에 올랐다”며 “원정대원 모두가 고산증 없이 좋은 컨디션으로 완주했다”고 설명했다.
원정대는 원정을 마무리한 12일 네팔 카트만두에 위치한 샤히드 강갈라 국립심장센터(Shahid Gangalal National Heart Center)를 찾아 니들 홀더와 석션 팁 등 심장수술에 필요한 의료기기를 전달했다. 의료기기는 환우회 소속 가족들이 ‘한국의 심장병 아이들이 해외 심장병 아이들에게’라는 주제로 모금 활동을 진행해 마련했다.
폰탄 수술을 받은 함우진 군은 “원정대를 보면서 심장병을 가진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힘을 내면 좋겠다”며 “다른 나라의 멋지고 어려운 산에 도전해 세상을 바꾸는 원정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웅한 교수는 “복잡 선천성 심장병 청소년들로 구성된 원정대는 지금까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학술적으로 선천성 심장병이 있어도 이 같은 활동이 가능하다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원정대가 됐다”며 “아이들이 모든 것을 스스로 입증하고 보여줬다”고 밝혔다.
안상호 환우회 대표는 “지난 9년 동안 일반인도 오르기 쉽지 않은 수많은 산에 오르며 선천성 심장병 아이들 스스로 일반인과 다르지 않음을 증명했다”면서 “아이들의 히말라야 원정이 널리 알려져 ‘선천성 심장병 아이는 다르지 않을까’라는 오해와 편견이 사라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천성 심장병으로 산전 진단받은 부모가 두려움과 불안감으로 뱃속 아기를 포기하는 일이 사라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는 선천성 심장병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기 위한 인식 개선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 2016년부터 ‘세상을 바꾸는 원정대’를 꾸려 9년째 산에 오르고 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