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군단’이 시즌 초부터 질주하고 있다. 그 중심에 ‘제2의 이종범’ 김도영이 있다. 이대로라면 시즌 말 ‘50-50’(50홈런 50도루) 대기록을 세울 가능성도 있다.
김도영은 17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원정경기에 2번타자로 출전해 연타석 홈런을 폭발하는 등 4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4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 김도영의 타율은 종전 0.280에서 0.302로 솟구쳤다. 김도영의 활약 덕에 KIA 타이거즈는 11-3 대승을 거두며 리그 선두(15승5패)를 지켰다.
이날 김도영은 ‘홈런쇼’를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5-1로 앞선 7회 1사 1,2루에 등장한 김도영은 SSG 우완 불펜투수 최민준을 공략해 비거리 125m짜리 3점 홈런을 터뜨렸다. KIA가 승기를 굳히는 순간이었다.
김도영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도영은 8-3으로 리드한 9회 무사 1루에 나서 좌익수 키를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KIA는 김도영의 대포 두 방으로 넉넉한 승리를 챙겼다. 김도영은 3경기 연속 홈런을 작렬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이날 터뜨린 연타석 홈런은 개인 통산 2번째였다.
최근 KIA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 한 명을 뽑는다면, 1순위는 단연 김도영이다. 2022년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김도영은 입단 때부터 ‘제2의 이종범’으로 주목받았다. 빠른 발, 타격 기술, 파워, 수비 등 모든 영역에서 평균 이상의 능력을 뽐내며 ‘5툴 플레이어’로 평가받았다.
데뷔 시즌 타율 0.237(224타수 53안타)로 예열을 마친 김도영은 지난해 타율 0.303(340타수 103안타) 7홈런으로 가능성을 내비쳤다. 부상으로 풀타임을 치르지 못했으나 확실한 타격 재능을 드러냈다. 25도루를 기록하며 빠른 발도 선보였다.
올 시즌에는 완벽히 알을 깨고 나왔다. 17일 기준, 김도영은 7홈런으로 해당 부문 리그 공동 3위에 올랐다. 20경기 만에 이미 지난 시즌 기록했던 홈런 수와 동률이 됐다. 도루 부분마저 3위(8개)에 자리하며 ‘호타준족’으로 거듭났다.
지금 페이스로 144경기 성적(스탯티즈 기준)을 환산하면 김도영은 50홈런 58도루로 역사상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50-50을 기록하게 된다. 물론 섣부른 예상이고, 시즌 막판까지 이 흐름이 이어질 거란 보장도 없다. 다만 잠재력을 폭발한 김도영이 어디까지 자신의 기록을 늘릴진 아무도 알 수 없다.
호성적의 비결은 타구 속도의 증가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지난 시즌 김도영의 평균 타구 속도는 시속 137.9km로 전체 32위였다. 이는 리그 상위 18%에 속하는 기록이었다.
겨우내 훌쩍 성장한 김도영은 올 시즌 타구 속도 시속 141.9km로 전체 7위에 올랐다. 지난해보다 속도가 4km 빨라진 탓에, 원래 잡혀야 할 타구가 쭉쭉 뻗어 안타가 되고 있다. 강한 타구를 만든다는 사실은 ‘반짝 활약’이 아니라는 증거다. 타구 속도는 그저 힘이 붙는다고 늘어나지 않는다. 적절한 파워에 좋은 타격 기술이 접목해야 늘어날 수 있다.
타격 잠재력을 터뜨린 김도영이 이 기세를 이어 30-30, 혹은 이를 넘어 40-40‧50-50을 바라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