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신인 중 한 명은 단연 전미르(19‧롯데 자이언츠)다. ‘슈퍼 루키’ 전미르가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강력한 너클 커브가 그 비결이다.
전미르는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서 7회 구원등판해 1.2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전미르는 올 시즌 평균자책점을 종전 0.90에서 0.77로 낮췄다.
9-2로 앞선 7회말, 선발투수 박세웅에 이어 등판한 전미르는 초장부터 강력한 구위를 뽐냈다. 선두타자 문보경을 상대로 스트라이크 존 모서리에 꽂히는 시속 148km 패스트볼을 연속 던져 2스트라이크를 선점했다. 이어 바깥쪽 높은 모서리에 걸치는 시속 132km 너클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았다. 전미르의 낙차 큰 ‘폭포수 커브’에 문보경은 혀를 내두르며 물러났다.
기세를 탄 전미르는 다음 타자 오지환에도 7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역시 예리한 커브가 돋보였다. 이후 대타 김범석도 1루수 땅볼 처리한 전미르는 8회말도 등판해 구본혁과 신민혁을 연속 땅볼로 돌리고 이날 자신의 역할을 마쳤다. 1.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전미르의 활약 덕에 롯데는 길었던 8연패를 끊을 수 있었다.
시즌 초 팀 부진에도, ‘루키’ 전미르는 곧바로 KBO리그에 적응했다. 18일 기준 평균자책점은 무려 0.77. 11.2이닝을 던지면서 자책점은 단 1점에 탈삼진은 무려 19개다. 이미 롯데 불펜진에서 필승조로 나선다.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활약이다. 지난 2일 한화 이글스전에선 1이닝 무실점 쾌투로 데뷔 첫 승을 신고하기도 했다.
1년 차부터 팀 중심으로 자리한 비결은 주무기인 너클 커브에 있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전미르의 커브는 전체 투수 중 구종 가치 2위(5.5)에 올랐다, 1위가 선발투수 곽빈(6.3)이기에, 전미르의 커브 구종 가치는 구원투수 중에 선두다. 다시 말해, 전미르는 리그 최상위권 너클 커브를 가지고 있다. 강력한 커브를 통해 상대 득점을 억제했고, 이는 데뷔 시즌 맹활약으로 이어졌다.
놀랍게도 전미르는 커브를 배운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청소년 대표팀에 갔는데 육선엽(삼성 라이온즈)이 너클 커브를 잘 던지더라. (육선엽에게) 물어봐서, 그때부터 꾸준히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전미르는 1992년 염종석 이후 32년 동안 나오지 않았던 ‘롯데 출신 신인왕’에 도전한다. ‘1순위’ 황준서와 ‘2순위’ 김택연이 강력한 경쟁자다. 전미르가 최상급 너클 커브를 통해 신인왕 경쟁에서 앞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영건 기자 dudrj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