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지하상가에 최근 공실이 늘었다. 재계약에 실패한 가게들이 장사를 접고 떠났다는 주장이 나온다.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그랑서울 지하 1층과 지상 1~2층 상가는 리모델링 중이다. 지하에 가보면 유명 레스토랑 가맹점들은 일찍이 폐점해 새로운 임차인을 기다리고 있다. 미처 철거를 못 하고 자리를 비운 가게도 있었다.
그랑서울은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 위치한 프라임 오피스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과 인접한 초역세권 건물로 문을 엶과 동시에 서울중심업무지구 상징으로 떠올랐다.
그랑서울에는 옛 피맛골을 재현한 ‘청진상점가’라는 이름의 먹거리 존이 존재한다. 한식 위주의 엄선된 가게들로 채워진 청진상점가는 10년간 이 일대 직장인 끼니를 책임졌다.
청진상점가에 최근 변화가 생겼다. 지난 4월 임대 계약이 끝난 가게들이 이탈하면서 공실이 늘었다.
지하상가 내 한 상점주는 “(상가들이) 계약기간 10년이 지나서 다 나갔다”라며 “건물주가 리모델링한다고 (가게들과) 재계약을 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랑서울 소유주는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리츠(코크렙청진18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다. 리츠 운용사는 코람코자산신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자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리모델링 공사와 함께 타워1 상업시설 관리를 맡는다. 국민연금과 코람코자산신탁은 앞서 상점가 운영기업을 물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부동중개업자는 7일 “그랑서울 임대료는 아주 비싸다. 그랑서울은 대한민국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건물 중 하나”라며 “(건물 소유주가) 일부러 명도시킨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랑서울 한 입주사 관계자도 “리모델링 이후 입점할 가게는 공개가 안된 상태로, 기존 상점은 계약이 끝나서 나가는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실인) 가게는 얼마 안 지나서 다시 채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입장을 듣기 위해 코람코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