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강민국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에서 금융감독원에 자료요청을 통해 받은 답변자료인 '국내 금융업권별 임직원 횡령 사건 내역'을 살펴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6년 반 동안 발생한 횡령액이 총 1804억274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이 1533억2800만원(85.0%/115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저축은행 164억5730만원(9.1%/11명), 증권 60억6100만원(3.4%/12명), 보험 43억2000만원(2.4%/39명), 카드 2억6100만원(2명) 순이다.
은행의 경우 우리은행이 734억9120만원(1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저축은행은 케이비저축은행이 77억8320만원(1명)으로 가장 많았다. 손해보험은 KB손해보험이 10억9800만원(3명), 생명보험은 삼성생명이 8억800만원(3명)으로 횡령액이 가장 많았다. 카드업권은 우리카드가 2억5100만원(1명), 증권업권은 NH증권이 40억1200만원(4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내 금융업권의 횡령 규모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지난 2018년 56억6780만원(37명), 2019년 84억5870만원(27명), 2020년 20억8290만원(30명), 2021년 156억9460만원(21명), 2022년 827억5620만원(30명), 2023년 642억6070만원(23명)으로 지난 2021년 이후 연속으로 백억원대 횡령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2022년 11월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마련했고, 2023년 12월 추가적인 내부통제 개선 필요사항을 반영해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금융감독원의 혁신방안 마련과 개선책 발표에도 이를 비웃듯이 올해 들어 1월-6월까지 횡령사건은 매달 발생해 6월 현재까지 횡령액은 총 15억65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살펴보면, 1월 2건(신한저축은행 500만원/수출입은행 1200만원), 2월 1건(예가람저축은행 3160만원), 3월 1건(AIA생명 2400만원), 4월 3건(하나은행 6억원/농협은행 330만원/하나은행 40만원), 5월 2건(신한은행 3220만원/코리안리 6억7500만원), 6월 2건(하나은행/농협은행 1500만원) 순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러한 금융업권의 횡령이 제대로 환수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8년부터 6월 현재까지 발생한 횡령액 1804억2740만원 중 환수된 금액은 175억4660만원으로 환수율이 전체 9.7%밖에 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환수율은 2.4%로 2018년 이후 가장 낮았다.
강민국 의원은 "금융감독원의 관리 감독을 비웃듯이 횡령 사건이 매달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금융사 임직원의 준법의식이 심각한 수준으로 결여돼 있으며, 금감원의 금융사고 대책인 내부통제 방안으로는 금융사의 횡령 등의 금융사고를 예방하기에는 백약이 무효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강 의원은 "금융감독원은 횡령 등 금융사고 발생 시 최대 해당 금융사의 CEO뿐만 아니라 금융지주사 회장까지도 관리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7월부터 시행되는 CEO를 포함한 개별 임원에게 담당 직무에 대한 내부통제 관리 책임을 배분해 책임을 짓게 하는 책무구조도가 확실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감독하고 보완해야 할 것이다"며 내부통제 방안의 조속한 정착과 철저한 관리 감독을 주문했다.
진주=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