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ESS에 주로 사용하는 리튬전지는 짧은 사용주기와 발화 위험성이 있지만, 아직 이를 대체할 이차전지 소재가 마땅치 않다.
이에 대안으로 제시되는 '레독스 흐름전지'는 전해액 활성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저장하고 필요할 때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전지로, 대용량화와 장시간 사용이 가능하면서 화재 위험은 낮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현재 레독스 흐름전지는 고가의 바나듐을 활성물질로 사용하기 때문에 상용화가 어렵다.
이에 자연계에 흔한 탄소, 산소 등을 기반으로 구성된 유기화합물 ‘비올로겐’으로 바나듐을 대체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비올로겐의 낮은 에너지밀도와 충방전이 반복될수록 저장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극복할 기술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리튬전지 대체 레독스 흐름전지 효율화 성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에너지저장연구단 황승혜 박사 연구팀이 레독스 흐름전지의 활성물질을 보다 저렴한 물질로 대체하면서 에너지효율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고가의 바나듐의 대체물질인 비올로겐의 용해도를 높이기 위해 친수성이 높은 술폰과 에스테르 작용기를 적용했다.
그 결과 비올로겐 표면에서 물분자와 상호작용이 일어나 분자간 인력이 발생, 비올로겐이 물에 쉽게 퍼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확인했다.
그런데 비올로겐은 두 개의 분자판이 샌드위치 같은 판상구조로, 충전이 진행되면 두 판이 합쳐지는 반응이 지속되면서 더 이상 에너지를 저장할 수 없는 구조로 변형된다.
이에 연구팀은 두 판 사이에 장애물 역할을 하는 알파-메칠 작용기를 형성해 판상구조에 뒤틀림을 주고 분자 간 반발력을 일으켜 반응을 억제함으로써 에너지저장 효율성과 안정성을 향상시켰다.
실제 연구팀이 개발한 활성물질은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 대비 에너지 밀도가 2배 이상 증가했고, 200회 반복 충방전에도 99.4%에 이르는 쿨롱효과(충전량 대비 방전량)과 92.4%의 용량 유지율을 기록했다.
황 박사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저가이면서 긴 수명을 갖는 레독스 흐름전지 개발이 필요하다”며 을 통해 에너지 저장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저가와 장수명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활물질 설계가 가능해 레독스 흐름전지의 조기 상용화에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단순 고에너지밀도 유기활물질을 개발한 것을 넘어 실제 전지에 적용할 때 전지 수명을 연장하는 안정성을 함께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