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반데타닙' 코로나19 치료 효과 높아

[쿠키과학]'반데타닙' 코로나19 치료 효과 높아

화학연, 코로나바이러스 대량복제 과정 규명
다코미티닙, 반데타닙 등 동물실험 치료효과 확인

기사승인 2024-07-03 20:18:44
최근 미국 등 해외에서 코로나19 재발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이 코로나19의 빠른 대량증식 원리와 기존 치료제의 효과를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세계적 감염병이 2003년 사스, 2015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19 등 발생 주기가 짧아지며 긴밀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결과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대량복제 과정 규명

화학연 김성준 박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빠르게 증식하는 새로운 원인으로 인체 세포의 에너지 발생을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와 세포의 성장신호 전달을 담당하는 EGFR의 역할이 변형됐기 때문임을 발견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인체 침투 복제와 신속 대량증식 원리. 한국화학연구원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중 ‘SARS-CoV-2’는 전염속도가 매우 빠른 특징을 갖는데, 이는 바이러스가 기관지나 폐 등 숙주세포로 침투한 후 대량 복제되는 과정에서 숙주세포 내 단백질 및 기관변형 원리가 일반적인 바이러스와 다른 점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그동안 많은 연구에서 코로나19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인체 세포에 돋아난 ACE2 단백질을 인식해 세포 안으로 침투하는 원리가 밝혀졌다.

이에 더해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에 침입 후 바이러스를 대량 복제하기 위해 세포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로 하여금 비정상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생성하게 하고, 이어 세포 성장신호를 담당하는 EGFR 단백질에 영향을 미쳐 비정상적으로 계속 에너지를 생산해 바이러스 대량 복제를 유도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 숙주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및 EGFR 수용체 단백질 변형 및 기능 조절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개략도. 한국화학연구원

기존 의약품 중 반데타닙 효과 탁월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기존 약물의 동물실험 결과도 도출했다.

연구팀이 EGFR 오작동을 낮추면 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가정하고 현재 판매 중인 FDA 승인을 받은 폐암 치료제 ‘다코미티닙’, 갑상선암 치료제 ‘반데타닙’ 등 12가지 EGFR 저해제로 동물실험을 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는 물론  바이러스에 의한 폐 염증도 억제하는 것을 관찰했다.

특히 반데타닙을 투약한 쥐는 3일 후 폐포에 남아있는 바이러스 RNA가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돼 가장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또 이를 알파, 베타, 델타, 오미크론 등 다양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감염에 실험한 결과 바이러스 RNA 양이 많게는 10만분의 1수준까지 줄었고, 새로 생성된 바이러스 자손의 감염에도 매우 우수한 항바이러스 효능을 나타냈다.

EGFR 억제제(반데타닙)의 코로나19 항바이러스 동물실험 결과. 한국화학연구원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 승인 치료제의 용도 변경으로 바이러스 억제 목적의 약물 재창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김 박사가 교신저자로, 충남의대 신혜진 조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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