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수막구균B 감염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는 수막구균 감염증의 치명률이 높은 만큼 고위험군은 반드시 접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현미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6일 한국GSK의 수막구균B 백신인 ‘벡세로’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수막구균 감염증 현황과 예방접종 필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강 교수는 “유행하는 수막구균 혈청군은 국가와 시기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며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국내에서는 최근 몇 년간 수막구균 감염증에서 혈청군B가 차지하는 비율이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예방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강 교수에 따르면 수막구균 감염 시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인 뇌수막염과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은 빠르게 진행되며 초기 증상 발현 후 24~48시간 내에 사망할 수도 있다. 치료를 받더라도 치사율이 8~15%에 달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사람의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을 일으키는 혈청군은 A, B, C, W, X, Y가 대부분으로, 최근 국내에서 가장 우세한 혈청군은 B형이다.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질병관리청에 신고된 51건의 침습성 수막구균 환자 중 혈청군 분석이 가능한 32건을 살펴본 결과, 수막구균B 혈청군 비율이 78%를 차지했다. 1세 미만에서 가장 많이 보고됐으며 청소년 및 청년기인 15세와 20세에서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많았다.
강 교수는 “수막구균 감염증은 전 세계적으로 1세 미만 영아에서 가장 발생률이 높으며, 이는 세균성 뇌수막염이나 패혈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수막구균 감염증 생존자 10명 중 1~2명에선 뇌 손상, 청력 손실, 사지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아, 청소년, 청년 그리고 집단생활을 하는 군인이나 해외 이동이 잦은 사람들의 경우 발생 가능성이 높다”며 “면역이 낮거나 감염 위험성이 높은 사람은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강 교수는 “수막구균은 혈청형 분포가 다양하고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폭넓은 혈청군을 포함한 백신을 접종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에는 수막구균 백신으로 한국GSK의 ‘멘비오’, 사노피의 ‘메낙트라’가 있다. 두 백신 모두 혈청형 A C, W, Y를 포함한다. 이어 최근에 한국GSK가 수막구균 B혈청형 백신 벡세로를 국내 최초로 내놓았다. 단 비급여라는 점에서 가격적 부담은 있다. 멘비오와 메낙트라는 1회 접종 평균 10~15만원이 든다. 벡세로는 아직 가격이 책정되지 않았다.
강 교수는 “수막구균 백신은 영아의 경우 2~4회 접종, 청소년과 성인은 2회 접종이 필요하다”며 “비급여로 가격 부담이 크기 때문에 고위험군은 모든 혈청형에 대한 백신을 맞길 권고하며, 단순 예방적 차원에서 접종을 원하는 경우 현재 국내에서 발생 비율이 높은 혈청군B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