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반도체는 불순물을 첨가하지 않은 순수 상태 반도체로, 실리콘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순수 실리콘은 전자가 움직일 수 없어 전압을 걸어도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
불순물반도체는 진성반도체에 특정 불순물을 첨가해 반도체 특성과 전기전도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첨가 불순물에 따라 n형 반도체와 p형 반도체로 나뉜다.
현재 디스플레이에 널리 활용하는 소재는 주로 인듐갈륨아연산화물(IGZO) 기반 n형 산화물반도체다.
반면 p형 산화물반도체는 n형 산화물반도체 대비 전기적 특성과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p형 저온다결정실리콘(LTPS)을 사용하는데, 이는 제조비용이 높고 기판 크기에 제약이 따른다.
최근 4K 이상 SHV급 디스플레이는 주사율 240㎐ 이상이 요구되면서 p형 반도체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디스플레이에 활용하는 n형 반도체 기반 트랜지스터는 높은 주사율의 디스플레이 구현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차세대 반도체 산업 주도 P형 반도체 소재 개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플렉시블전자소자연구실에서 상온증착이 가능하고 공정도 단순한 p형 셀레늄-텔레늄 합금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이와 함께 n형 산화물 반도체와 p형 텔레늄 이종접합 구조에서 텔레늄 박막 전하 주입을 제어 n형 트랜지스터 문턱전압을 체계적으로 조절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ETRI 연구진은 텔레늄에 셀레늄을 첨가해 채널의 결정화 온도를 높이고 상온에서 비정질 박막을 증착한 후 후속 열처리를 거쳐 결정화한 p형 반도체를 제작했다.
이 결과 전자 이동도가 개선돼 기존 트랜지스터 대비 높은 온·오프라인 전류비 특성을 확보했다.
또 연구진은 텔레늄 기반 p형 반도체를 n형 산화물 반도체 박막 위에 이종접합할 때 텔레늄 두께에 따라 n형 트랜지스터의 전자 흐름을 제어하여 문턱전압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패시베이션층이 없어도 이종접합 구조에서 텔레늄 두께를 조절해 n형 트랜지스터의 안정성을 개선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성과는 고해상도와 저전력을 동시 만족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아울러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반도체산업에서 활용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세계 반도체 기업이 집적도를 증가시키는 미세공정 개발에 한계를 겪으며 반도체 여러 개를 쌓는 적층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실리콘 관통전극(TSV)은 대표적인 적층방식으로, 여러 개의 웨이퍼를 쌓고 구멍을 뚫어 전기적으로 연결해 기판 위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TSV는 공정비용이 높고, 수율이 낮은 단점이 있어 최근에는 여러 개 웨이퍼를 적층하지 않고 단일 웨이퍼 위에 소재를 쌓아올리는 ‘모놀리틱 3D(M3D)’ 방식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제한적인 고온 공정 등으로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n형 산화물 반도체와 텔레늄 기반 p형 반도체 이종접합 박막 트랜지스터 및 p형 반도체 소자는 300℃ 이하의 공정으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 M3D 상용화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성행 책임연구원은“이번 연구성과는 OLED TV와 XR기기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와 초저전력 상보형 금속산화반도체(CMOS) 회로, DRAM 메모리 연구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6인치 이상 대면적 기판에서 최적화하고, 다양한 회로에 적용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덕특구=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