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어스온이 호주 해상 이산화탄소(CO2) 저장소 탐사권을 획득했다. 이를 기반으로 핵심 성장 동력인 자원개발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추가 성장 동력으로 추진 중인 CCS(탄소 포집 및 저장, Carbon Capture and Storage) 사업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SK어스온은 호주에서 진행된 해상 탄소 저장소 탐사권 입찰에서 호주 북부 해상 카나르본 분지에 위치한 G-15-AP 광구 공동 탐사권을 따냈다고 8일 밝혔다. SK어스온의 지분은 20%로, CCS 전문 기업 인캡쳐(InCapture)社(75%), CCS 기술 컨설팅 전문 업체 카본CQ(CarbonCQ)社(5%)와 함께 개발에 참여한다.
SK어스온은 약 6년간 해당 광구의 저장 용량 및 사업성 평가를 진행, CO2 저장소 개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사업성이 검증되면 추가 입찰 없이 호주 정부로부터 개발·주입권을 확보해 오는 2030년부터 본격적인 CO2 주입 사업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번 탐사권 획득은 SK어스온의 자원개발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SK어스온은 40년 이상 해외자원개발을 이어오며 광구 탐사·개발 역량을 갖춰왔으며, 현재 8개 국가에서 10개 광구 및 3개의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성장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그간 구축한 자원개발 경험 및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CCS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돼 자원개발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높일 계획이다.
G-15-AP 광구는 호주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포집·저장을 주 목적으로 하는 최초의 광구로 의미가 크다. SK어스온은 해당 광구의 CO2 저장소 확보에 성공할 경우 호주 현지 수요에 적극 대응할 뿐 아니라 국내 CO2 포집 업체들과 협업해 한국-호주 간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합병을 앞둔 SK E&S와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도 기대된다. SK어스온과 SK E&S 양사의 자원개발 및 CCS 기술역량을 활용해 호주 해상 등지에서 글로벌 CCS 허브 구축의 성공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양사의 협력으로 SK E&S가 동티모르 해역 바유운단(Bayu-Undan) 가스전에서 진행 중인 CCS 프로젝트와 연계한 CCS 허브 구축도 강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CCS 기술의 역할이 커지며 포집한 CO2를 주입할 저장소 확보 경쟁 또한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를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한 CO2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대규모 해외 저장소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호주는 지난해 11월 CO2의 국가 간 이송을 가능하게 하는 런던의정서 개정안 비준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CO2 저장 가능성을 가진 호주가 CO2의 수출입을 허용하며, 국내 CCS 산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호주는 우리나라와 지리적 인접성까지 더해져 이산화탄소 운송에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갖춘 국가로 꼽힌다. 이번 탐사권 확보를 바탕으로 SK어스온이 호주 정부 및 산업계와 협력 기회를 확대할 뿐 아니라, 국내저장소 부족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다.
앞서 SK어스온은 지난 2022년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社 등과 한국-말레이시아 간 탄소 포집·저장을 위한 셰퍼트 CCS 프로젝트 참여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에서는 고성능 해양 CO2 저장 모니터링 국책과제 및 대규모 CCS 기반 조성 사업에 참여하는 등 CCS 기술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2030년 200만톤, 2040년 500만톤, 2050년 1600만톤 이상의 CO2 저장소를 단계적으로 확보한다는 목표다.
명성 SK어스온 사장은 “이번 CO2 저장소 탐사권 확보를 시작으로 SK어스온의 두 축인 자원개발사업과 CCS사업이 시너지를 창출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며 “SK어스온은 SK E&S와 함께 선도적으로 해외 저장소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지난 40여 년간 축적해온 자원개발역량을 토대로 SK E&S와 협력해 성공적인 CCS 사업을 추진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