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의정갈등 해결 한동훈 대표 나서야…9월 응급의료 위기”

박단 “의정갈등 해결 한동훈 대표 나서야…9월 응급의료 위기”

기사승인 2024-08-23 15:29:25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 공백 장기화로 인한 응급실 파행 운영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의료 붕괴를 해결하려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치권이 이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며 “국민에 대한 문제임에도 국민의힘에서 손을 놓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이제는 한동훈 대표도 이 사태에 나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당을 이끌게 된 한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 의정 갈등을 해결하는 실마리를 마련해달라는 취지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응급실 파행 운영에 대해선 “최종 배후 진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업무 과부하가 생기는 데다 응급실 의료진도 현장을 떠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석 연휴가 껴있는 9월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위원장은 “전공의 시절에 명절이 다가오면 환자가 얼마나 밀려들지를 두고 불안감이 있었다”며 “그땐 환자들이 더 예민하고 불만도 심해지기 때문에 힘든 시기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가 응급실 공백 해소 방안으로 내놓은 경증·비응급 환자 본인부담 인상, 군의관·공보의 파견, 응급실 전문의 인건비 지원 확대 등에 대해 박 위원장은 “경증 환자가 응급실에 체류하고 있으면 중증 환자에 대한 업무가 분산될 수밖에 없다”며 중증 환자 진료를 위해 경증 환자 수를 제한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머리에 부상을 입고도 응급실 22군데에서 수용을 거절당한 일과 관련해선 의대 증원으로 의사 수를 늘려도 이들이 필수의료 영역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방증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얼굴에 열상이 생기면 보통 성형외과 의사들이 봉합한다”며 “서울에 성형외과 의원이 굉장히 많고 대학병원에도 전문의가 거의 상주하고 있음에도 진료가 되지 않는 것은 성형외과를 택해도 응급실이 아닌 다른 쪽에서 일한다는 의미다”라고 짚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과 진료지원(PA) 간호사 제도화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박 위원장은 “(이 정책들로) 이득을 보는 건 정부나 병원장 정도 말고는 없다”면서 “환자에게도, 일하고 있는 의사에게도 이득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환자들은 의사인 전공의가 진료를 하려해도 ‘교수 진료를 받게 해달라’며 만족하지 못한다”면서 “진료지원 인력은 그보다 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공의 복귀 가능성은 낮다고 예측했다. 박 위원장은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전공의들이 돌아가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며 “애초에 전공의들이 이 상황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고, 그에 대한 행동으로 사직을 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1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들이 전공의 집단 사직을 사주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경찰 참고인 조사를 받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은 개개인의 선택”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위원장은 “조사를 10시간 정도 받았다”며 “경찰이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출처가 애매한 자료를 제시하며 본인들이 생각하는 시나리오에 끼워 맞추려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협 관계자들 고발 건에 대한 참고인 조사 명목이긴 했지만 내가 느끼기엔 거의 피의자 조사나 다름 없었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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