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의료공백 해소, 간호법 제정 논의 중단 등을 윤석열 대통령과 국회에 촉구하는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임 회장은 26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부 공무원과 폴리페서들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벌인 의사 악마화와 국민을 기만한 거짓 선동으로 인해 전공의들과 학생들이 진료현장과 교육현장에서 떠난 지 벌써 6개월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 현장에서 교수들은 버티고 버티다 번아웃돼 조용한 사직이 이뤄지고 있고, 지방에선 위급한 임산부가 갈 데가 없어 119구급차 안에서 출산하고 있다”면서 “서울에서조차 사고로 사지를 다친 환자, 위와 기관지에서 피를 토하는 환자를 받아줄 병원이 없어서 숨져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태를 끝내기 위해 대통령과 국회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며 단식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임 회장은 “대한민국 의료는 사망 직전으로 국민 생명은 속수무책으로 위협받고 있다”며 “국민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국가적 의료 위기 상황을 수습하는 길은 오로지 대통령과 국회가 나서서 결단하는 길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임 회장의 단식 투쟁 배경에 대해 의대 증원 사태 해결을 비롯해 간호법 입법 논의 중단,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 의료개혁 과제들을 논의하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논의 중단 등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간호법은 지난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여야는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상임위 심사를 지속하며 이견을 최대한 좁힌다는 계획이다. 의협은 정부·여당이 간호법 입법을 중단하지 않으면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 겸 대변인은 “전공의와 학생들의 요구를 무시하면서 의사의 역할을 원하지 않는 간호사들에게 잘못된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임 회장이) 단식에 들어가게 됐다”면서 “의대 증원, 간호법 등 악법, 의개특위 논의를 모두 포함해 의료계와 실효성 있는 논의에 나서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의협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차관, 교육부 이주호 장관과 오석환 차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윤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임 회장은 의협회관 앞에 마련된 천막 농성장 안으로 자리를 옮겼다. 천막에는 ‘대통령과 국회는 즉각 결단해 의료 붕괴를 막아 국민의 생명을 구하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