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꿀, ‘설탕꿀’ 표기 실현되나…협회안 정부 수용은 미지수

사양꿀, ‘설탕꿀’ 표기 실현되나…협회안 정부 수용은 미지수

한국양봉협회, 안건 12대 3 가결…의견 정리해 정부부처 전달 예정
농식품부 “식약처 소관…농가 의견 전달할 것”, 식약처 “ 협의할 것”
협회 “의견 수용은 미지수…적극 건의할 것”

기사승인 2024-08-28 06:00:04
벌집에 꿀벌이 모은 꿀이 담겨 있다. 사진=김건주 기자

한국양봉협회 이사회에서 사양벌꿀을 설탕꿀로 표기해야 한다는 안건이 통과됐다.

28일 한국양봉협회·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비공개로 치러진 한국양봉협회 이사회에서 ‘사양벌꿀(사양꿀)’의 표기를 ‘설탕꿀’로 변경하자는 기타 안건이 총 19표 중 불참 등을 제외하고 12대 3으로 가결됐다. 사양꿀은 벌에게 설탕을 먹여 생산한 꿀로, 지난 2016년 제도화됐다.

양봉농가에서는 ‘사양꿀’ 표기가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양꿀의 생산 과정을 알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지 않다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사양꿀 생산이 전체 양봉농가 소득에 피해를 준다는 목소리가 나오며 표기 관련 목소리도 높아졌다.

통과된 안건은 의견을 정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부처에 전달될 예정이다.

농·축산식품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농식품부는 해당 안건에 대해 ‘식약처에서 주관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표기 관련 사항은 식약처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농가에서 농식품부에 의견을 주면 식약처에 의견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 표기 소관부처인 식약처는 의견이 제출되면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견이 제출되면 농식품부, 생산자단체, 소비자단체 등 이해관계자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식약처에서 해당 안건을 수용할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식약처는 구체적인 과정은 설명하지 않았다.

한 양봉협회 관계자는 “앞서 지난 이사회에서도 가결된 설탕꿀 표기 의견을 정부부처에 보낸 적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사회가 나서 적극 건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양봉협회는 내부 의견을 정리한 후 당국에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협회 내에서는 사양꿀의 표기를 설탕꿀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의견과 ‘꿀’이라고 표시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의견, 일부 반대의견 등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꿀은 ‘꿀벌들이 꽃꿀, 수액 등 자연물을 채집해 벌집에 저장한 것 또는 이를 채밀한 것’을 뜻한다.

다른 양봉협회 관계자는 “협회차원에서 관계 부처를 확인해 의견을 건의할 계획”이라며 “정부도 이를 수용하고 제재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국산 꿀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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