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반도체 부문의 약세로 산업생산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소매판매도 줄면서 부진한 내수 상황을 반영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두 자릿수 대 증가하면서 탄탄한 흐름을 보였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 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2.7(2020년=100)로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지난 4월 1.4% 증가했던 전 산업생산은 5월(-0.8%)과 6월(-0.1%)에 이어 석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3개월 연속 감소는 2022년 8~10월 이후로 21개월 만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산업생산이 3개월 연속으로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기준으로는 ‘플러스’로 가고 있다”며 “산업 부문은 괜찮은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3.6% 줄었다. 지난 2022년 12월(-3.7%) 이후 19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광공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자동차, 반도체 모두 위축됐다. 특히 자동차 생산이 14.4% 줄면서 2020년 5월(-24%) 이후로 50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는 자동차 부품사 파업, 라인 보수공사 등 영향으로 생산이 줄은 탓으로 풀이된다. 현대모비스 협력업체 및 기아차 광주공장 협력사 등이 부분파업에 나섰고, 한국GM 부평공장의 생산시설 보수공사까지 진행되면서 7월 국내 완성차업체 생산량은 29만910대(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집계)로 30만대를 밑돌았다.
반도체는 전월 대비 8.0% 감소했다. 6월 반도체 생산호조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인공지능(AI)·정보기술(IT) 업황 자체는 견조하다는 게 통계청 해석이다.
그밖에 서비스업 생산이 0.7% 증가했다. 금융·보험(-1.3%), 숙박 및 음식점업(-2.8%), 예술·스포츠·여가(-1.3%)에서 줄었고, 정보통신(4.5%), 운수·창고(3.1%)에서 늘었다. 공공행정 생산은 6.0% 늘었다.
한편, 재화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1.9% 감소했다. 4월(-0.6%)·5월(-0.2%) 감소에서 6월(1.0%) 증가로 돌아섰던 소매판매가 한 달 만에 꺾이면서 들쭉날쭉한 흐름을 보였다.
차량연료 등 비(非)내구재(-1.6%), 승용차를 비롯한 내구재(-2.3%), 오락·취미·경기용품 등 준내구재(-2.1%) 모두 판매가 줄었다.
설비투자는 10.1% 늘면서 두 달째 증가했다. 운송장비 투자가 50.5% 급증하면서 전체 투자 증가를 이끌었다.
건설기성(불면)은 1.7% 감소했다. 건축(0.9%)에서 공사실적이 늘었지만, 토목(-8.9%)에서 줄었다.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하는 건설수주(경상)는 1년 전보다 토목(83.5%)을 중심으로 28.4%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4로 전월 대비 0.6p 하락하면서 5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6으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