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주차장 전체가 축제장으로 바뀌었다. 전국 여러 곳서 열리는 ‘치킨과 맥주’ 컨셉이지만 백종원식 차이점이 분명 있었다. 백종원을 믿고, 많은 젊은이들이 예산을 찾고 있다. 정확한 집계가 힘들겠지만 예산군은 40만명 웃돌 거로 보고 있다.
축제장을 찾는 가장 큰 이유가 뭘까. 설레임으로 기분이 업(UP)되기 때문이다. 설레임은 어디서 올까. 우수한 축제 콘텐츠일까. 아니다! 축제 참가자들이 좌우한다. 참가자가 젊을 때 축제는 생동감이 샘솟는다. 예산맥주축제는 그런 면에서 완전 성공이다.
인구 8만명의 예산을 찾는 젊은이들 때문에 용산역~예산역 기차가 매진됐다. 술 먹는 축제인지라 자동차보다 기차가 안전하다. 예산군은 역과 버스터미널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백종원이 내놓은 먹거리 베스트는 단연 직화 닭바베큐. 폭 1m 구이판위에 닭 5마리가 5열 횡대로 누워 장작불을 온몸으로 맞는다. 이 구이판이 약 15m 이어지니 어림잡아 400~500마리가 동시에 구워진다. 축제장 최대 볼거리다. 이런 구이 장면들 연출을 위해 백종원이 튀르기예까지 가서 터널식 삼겹살 구이방법도 배워왔다고 한다.
축제장은 젊은 참가자가 버글버글하다. 젊은 연인·부부·친구들로 가득찼다. 직화 닭바베큐 줄이 가장 길었지만 기다리는 게 즐겁다. 새치기로 싸우는 일도 없다. 즐거움에 너그러워지는 걸까. 아니면 젊음이 여유 있는 걸까. 번잡함 속에서도 행사요원 통제를 잘 따르는 것도 젊은 축제의 색다른 점이다. 주변 상인들은 ‘환영해유’ 현수막을 걸고 바가지 대신 일부 할인 행사로 호응했다. 흠을 하나 잡자면 맥주축제 특성에 발맞춘 화장실 배려가 부족했다.
예산처럼 충남권 지자체들이 젊은 축제 기획으로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전시는 옛가요 ‘대전부르스’ 가사에서 착안한 ‘0시축제’(8월 9~17일)를 대전역 앞에서 2회째 열었다. 전국서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성공한 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천안시는 예산·대전의 먹고 마시는 축제와 달리 차분한 축제 ‘빵빵데이’(10월 12~13일)를 3년째 이어가고 있다. 요즘 전국 유명 빵집을 찾는 ‘빵지순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젊은층 빵 선호도가 높다. 지난달 모 일간지 기획기사에서 광역지자체와 어깨를 나란히, 천안의 빵집 리스트가 기사 그래픽에 담겨졌다. 기초지자체로는 유일했다. 순전히 천안시가 여는 빵빵데이의 힘이다. 박상돈 시장의 보는 눈이 정확할지 조금 더 볼 일이지만, 30년 전 대천시장 시절 보령머드축제를 처음 만든 이가 아니던가.
충남도는 15개 시군마다 1개 축제를 지원하는‘1시군 1품’ 정책을 펴고 있다. ‘똘똘한 한 놈’만 키우겠다는 얘기다. 도 축제육성위원회는 조만간 참신한 평가지표를 내놓을 계획이다. 도 관광진흥과장은 지난달 회의에서 공정·합리적 평가에 고품격, 글로벌 성장 가능성을 주안점으로 들었다. 여기에 축제 역동성을 위한 평가지표로 ‘젊은층 참여도’를 꼭 넣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