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등 명절이면 ‘종합 과자 선물세트’ 등으로 어린 시절을 함께한 오리온이 최근 ‘한류스낵’의 열기를 불태우며 공격적인 해외 확장에 나서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오리온 IR자료 등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1조4677억원, 영업이익 246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제품 경쟁력 강화와 채널별 차별화된 영업 활동에 집중하며 전년 대비 6.5%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6.8%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소비 부진 등에도 연결기준 매출액 2조 9124억원을 달성하며 ‘3조 클럽’ 청신호를 내비쳤다. 특히 해외 매출 합계는 1조8423억원으로 전체의 63%에 달한다.
오리온은 북미와 유럽, 아시아 각국 등으로 판매 영역을 확장하며 ‘한류스낵’을 알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2019년 중국에서 선보인 ‘참붕어빵’을 베트남에 출시하며 해외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초코파이情’을 잇는 글로벌 파이 브랜드로 육성해 나간다는 것이다.
베트남은 20~40대 연령층이 약 40%에 달하는 젊은 소비층 비중이 높은 국가다. 특히 젊은층이 아침식사를 챙겨먹는 식문화가 형성돼 있어 이를 겨냥한 양산빵 시장의 고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참붕어빵’의 베트남 버전인 ‘봉방’은 베트남 젊은층에게 대용식 또는 가족 간식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스킷 ‘비쵸비’도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며 매출액이 늘었다. 통밀로 만든 비스킷 사이에 통초콜릿을 넣은 샌드위치 형태의 스낵 비쵸비는 외국인들의 한국여행 선물과자로 입소문 타고 있다. 올해 1~8월까지 비쵸비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62% 성장했으며, 2022년 10월 출시 이후 누적판매량은 1700만개에 달한다. 오리온은 국내외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자 지난해 9월 설비 투자를 통해 비쵸비의 생산 물량을 기존 대비 2배가량 확대했다.
특히 해외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으며 해외 소비자 접점 확대를 위해 지난달 ‘관광 핫스팟’ 종로구 광장시장에 젤리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오리온은 앞서 1990년대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러시아·베트남·인도 등에 초코파이, 마이구미 등을 선보이며 ‘한류 원조’ 스낵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리온은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5개국에 17개 생산시설을 갖추고 인도·미국 등 신시장 확대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오리온의 이 같은 해외 확장력에는 각국의 기후나 식문화 등 현지 특성을 존중한 현지화 전략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예로 한국의 매운 맛과 남미의 매운 맛이 다르듯 여러 수요를 고려한다는 것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아시아·남미·히스패닉 등 다양한 인종이 있어 주요 수출품인 꼬북칩만 해도 9종이 있다”며 “러시아의 가족단위의 별장 ‘다차’ 문화나 토마토를 주로 먹는 중국의 식습관 등 현지 식문화를 고려해 식품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