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시선]한인비즈니스대회 한 달 앞으로…우려 커지는 이유

[편집자시선]한인비즈니스대회 한 달 앞으로…우려 커지는 이유

메인 행사장 에어돔 임박해 완공, 해외 바이어 참가 신청도 저조
숙박·교통대책도 미완...‘잼버리 악몽’ 재현 안 되게 철저한 준비를

기사승인 2024-09-19 10:04:26

쿠키뉴스 전북본부 데스크칼럼 <편집자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라북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전북대학교에서 열리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국내외 재외동포 기업인 등이 참가하는 한민족 동포 경제인들의 최대 행사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과 수출 확대, 한인 경제인 네트워크 구축, 청년 기업가의 해외 진출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한상대회’로 시작한 세계한인비지니스대회는 2002년 첫 대회 이후 매년 50여개국에서 평균 4000명 이상이 참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서 열린 21회 대회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대기업과 15개 광역지자체도 참여해 1만 7183건의 투자 상담과 1940만 달러의 현장 계약을 기록했다.

이번 대회는 당초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치를 예정이었으나 장소가 협소해 전북대로 변경했고 전북대도 국제대회를 치를만한 대규모 시설이 없어 대운동장에 8200㎡ 규모의 대형 에어돔을 임시로 만들어 활용할 계획이다. 대형 돔에는 전시관 등 300여개의 부스를 운영하고 야외 전시장에는 현대차, KGM, LS엠트론, HD현대 등이 만든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 트랙터, 굴착기 등 전북 소재 대기업의 완성품이 전시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대회기간 동안 제5회 지니포럼, 일자리페스티벌, 창업대전, 전주국제드론산업박람회, 발효식품엑스포, JB-FAIR(우수기업 수출박람회) 등과 연계하고 새만금과 도내 일원 투어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역의 경제영토를 세계 전역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생명경제도시 조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재외동포청은 지난달 말까지 전시관의 기업 참여 접수를 마쳤고, 지난 9일에는 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이 전주를 방문해 기업전시관과 먹거리, 지역문화, 볼거리, 숙박 등 현장 점검했다. 

그러나 대회가 가까워질수록 대회 준비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북에는 변변한 대형 컨벤션센터가 없어 대학 운동장에 에어돔 텐트를 치고 큰 국제 행사를 치러야 하는데 핵심인 전시장 시설을 이제 짓기 시작해 대회 개최 일주일 전까지 공사를 마무리한다고 하니 제대로 된 점검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해외 바이어의 참가가 목표보다 저조해 접수 기간을 연장했다는 소식도 달갑지 않은 일이다. 전북도의회 서난이 의원은 2023년 대회 때 기업들의 계약 상담 건수가 253건이었으나, 실제 계약 체결 건수는 7건에 불과하다며 대회 성과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무엇보다 참가자들의 숙박과 교통 대책도 확실히 점검해야 한다. 사무국에 따르면 재외동포청과 함께 계약을 완료해 확보한 객실은 7개 호텔의 810개로 대회 개최 호텔 객실 요구기준인 750개를 넘었지만 전주에는 5성급 호텔이 하나도 없어 해외에서 참가하는 바이어들의 눈높이에 맞을지 의문이다. 

교통문제도 사무국은 대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주차 공간은 전북대에 10개소 839면과 전주동물원, 어린이창의체험관 등 보조 주차장 3개소 916면 등 모두 13개소에 1755면이 마련됐다고 하나 대회가 진행되는 기간이 평일이어서 전주시의 만성적인 주차 문제와 기존 전북대 구성원들의 주차 등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또 전북특별자치도는 행사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발효식품엑스포, 전주국제드론산업박람회 등 다른 행사들도 집중했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기업들의 참여가 줄고 교통과 주차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기획 단계부터 잘못된 ‘무리한 집중’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민들은 지난해 8월 새만금에서 벌어졌던 ‘잼버리의 악몽’을 잊지 못하고 있다. 폭염 대책, 위생 문제와 부실한 식사, 미흡한 의료시설에 미숙한 진행, 방만한 운영 등으로 참가 대원들이 중도에 철수하는 최악의 사태가 빚어졌다. 총체적 부실은 국제적 망신을 초래했고 도민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으나 아직도 책임 소재는 명확하게 규명되고 있지 않다. 

이번 대회의 1차 목적은 지역 경제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우리 지역의 문화와 아름다운 산하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허덕이고 있는 지역 경제에 작은 활력소라도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사실 전북 경제는 오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2022년 기준 전북의 GRDP(지역내총생산) 규모는 61조원으로 전국 비중은 2.6%에 불과하다. 1985년 3.7%에서 1990년 3.2%, 2000년 3.1%, 2010년 2.8%, 2022년 2.6%로 해마다 감소해 자조적 표현으로 ‘3% 경제’라 칭했던 전북 경제가 그마저도 지키지 못하고 2%대로 밀려나 있는 상황이다.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아 대회에 대해 모르는 도민들이 아직도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절실하다. 대회까지 남은 한 달 ‘잼버리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철저한 준비로 더 이상 국제적 망신을 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지역 기업들의 수출이 늘고 세계 진출의 디딤돌이 되어 전북 경제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전북특별자치도민의 자긍심도 살릴 수 있는 알찬 대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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