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시가 추진하려다 비판 여론에 무산됐던 청년 만남 주선, 이른바 ‘서울팅’이 민간 손을 잡고 다시 추진되는 모양새다. 민간 후원 100%로 추진되는 ‘설렘, 인(in) 한강’ 행사가 다음 달 열리는 가운데, 접수 3일 만에 접수 인원의 5배가 넘는 인원이 몰리며 청년들의 관심이 높은 모습이다.
24일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1일 100명을 모집하는 ‘설렘, 인(in) 한강’ 신청이 시작된 가운데 3일만인 이날 오전 기준 558명이 신청했다. 현재까지 경쟁률은 5대 1이다. 접수가 다음 달 8일까지란 점을 감안하면 경쟁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여성보단 남성의 신청이 좀 더 많다. 현재까지 신청한 남녀 성비는 6대 4다.
시는 우리카드와 함께 다음달 23일 반포한강공원 세빛섬에서 설렘, 인(in) 한강 행사를 개최한다. 민간 자본 100%로 진행되는 행사다. 이 행사는 서울에 사는 25~39세 미혼남녀 100명이 한강 요트 투어, 레크레이션 게임, 일대일 대화 등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연애 전문가가 현장에서 연애 상담을 하고, 연결된 커플에게는 1000만원 한도 내에서 데이트권이 제공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참가 대상은 기본적으로 추첨을 통해 선정한다. 다만 지원동기, 연령 배분 등도 살핀다고 한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저출생 대책으로 서울팅을 진행하기 위해 예산 8000만원을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했다. 그러나 청년 만남 주선이 저출생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탁상행정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결국 서울시는 서울팅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결혼 적령기에 있는 직장인들이 참석할 수 있다”며 “지원 동기를 보면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생각하지만, 누군가를 만날 기회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청년들이 많더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서울팅에 대한 비판 여론 외에도 찬성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재검토 결정이 난 뒤 ‘왜 사업을 하지 않느냐’는 민원도 적지 않았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때마침 우리카드 측에서 후원 의사를 밝힌 것도 서울시가 행사를 추진하게 된 배경이다.
미혼 남녀 만남 주선 행사는 내년에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여러 민간 기업에서 후원을 밝히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행사가 서울시의 저출생 대책인 ‘탄생응원 프로젝트’에 포함된 것은 아니”라며 “본격적인 저출산 대책이라기보다는 결혼을 원하는 현장 수요가 있어 만남의 기회 만들어 보는 시도”라고 말했다.
서울시 외에도 이미 여러 지자체가 결혼적령기 청년들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는 ‘솔로몬의 선택’ 행사를 기획했다. 미혼 청춘남녀 결혼 장려 시책의 하나로 성남시가 2년 차 추진 중인 사업이다.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8차례 열린 행사에서 남녀 380쌍 중 166쌍(44%)의 커플이 이어졌고, 지난 7월과 9월 2쌍의 부부도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