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들이 해외 게임사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모양새다. 투자는 물론,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들이 속속 들리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서는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는 등 이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오위즈가 폴란드 게임 개발사 ‘자카자네(ZAKAZANE)’ 에 약 110억원을 투자했다. 개발 중인 신작의 글로벌 판권을 확보했다고도 알렸다. 이외에도 여러 국내 게임사들이 해외 게임사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7월 스웨덴 ’문 로버 게임즈‘에 약 48억원 정도의 초기 단계 투자를 진행했다고 알렸다.
크래프톤도 해외 투자에 아낌없는 모습이다. 올 초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엘로디게임즈’와 영국 신생게임사 ‘레드로버’ 등에 투자했다. 특히 인도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펀드 투자분을 포함해 크래프톤이 지난 2021년부터 올해 4월까지 인도에 투자한 누적 총 투자금액은 약 2281억원 규모다.
국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해외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해서다. 자체개발 게임이 주던 컴투스 역시 올해 글로벌 퍼블리셔로서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지훈 컴투스 게임사업부문장은 지난 1월 열린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2014년부터 자체개발 게임 위주로 성장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 그렇지만 점차 인하우스 게임만으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와 퍼블리싱 라인업, 지식재산권(IP) 사업 확대‧발굴이라는 세 가지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역시 문 로버 게임즈 투자 소식을 밝히며 “이번 투자가 전 세계 지역별 개발 클러스터 구축과 글로벌 시장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편중돼 있는 국내 게임 시장에 ‘메기’ 역할이 돼 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담겨 있다. 색다른 문법의 게임을 선보여 관심을 모을 수 있어서다. 넥슨은 북미 소재 게임 개발사 띠어리크래프트 게임즈에서 제작 중인 ‘슈퍼바이브’를 선보일 예정이다. 슈퍼바이브는 MOBA 배틀로얄 장르로, 빠른 템포의 게임 진행과 맵마다 달라지는 지형지물 등으로 색다른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RTS) 장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8월14일 앞서 해보기(얼리액세스)로 ‘스톰게이트’를 출시했다. 스톰게이트는 총 세 종족 중 한 종족을 선택해 캠페인, 대전, 협동 모드 등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세 종족은 인간으로 구성된 ‘뱅가드’, 외계 종족 ‘인퍼널’, ‘셀레스철’로 구성돼있다. RTS가 낯선 초보자도 진입장벽이 낮고, 협동모드로 매번 새로운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문법과는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게임을 발견하기 용이하다”며 “국내 시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해외 투자는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게임을 발굴하거나 선점하는 데도 이점이 있다. 동시에 해당 게임을 발판으로 접점을 늘려가기에도 수월해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