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청은 혁신미래학교 정책의 핵심을 역동성에 두고 현장 중심의 성찰을 토대로 충남 미래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탐색하고 있다. 이에 쿠키뉴스는 5회에 걸쳐 ‘협력과 공존을 위한 충남 혁신학교’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인사 잘하고 학교급식에 큰 자부심 갖는 학생들
충남 성환에 터를 잡고 있는 천안동성중학교(교장 권경숙)는 자신과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 배움과 협력을 실천하고 성장하는 사람, 가치로 진로를 탐색하고 준비하는 사람, 심신과 감성을 단련하고 표현하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돕는 것을 교육 목표롤 삼고 있는 사립학교이다.
기자가 방문한 날 운동장, 복도에서 마주친 모든 선생님, 학생들이 인사를 한다. 처음 보는 외부인인데도 불구하고 너나없이 건네는 인사하는 학생들을 보며 인성교육 하나만큼은 ‘갑’이 분명했다.
동성중은 또 집밥 이상 가는 최고의 밥맛을 자랑하다. 이곳 학생들은 급식에 높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 밥이 맛있으니 자연스레 학교 매점도 없어졌다.
동성중학교는 혁신학교 지정 전부터 많은 교육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좋은 평판을 얻으며 변화와 성장을 꾀해왔다. 이미 천안지역에서도 먼 통학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가고싶은 학교’로 정평이 난 터이다.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학생 중심의 수학·영어 캠프와 창의경영학교 운영, 대한민국 좋은학교 박람회 참가 등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 학부모의 신뢰와 인지도를 높여왔다.
교사들의 열의와 헌신적인 뒷받침으로 일궈낸 성과가 분명하지만 어느샌가 학교와 교사는 지쳐가고 있었다. 지속성을 담보하기에는 무리임을 구성원 모두가 느낄 즈음 혁신학교는 새로운 비전과 돌파구를 마련하는 시금석이 됐다.
혁신학교가 새로운 도전과 의미 이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범위를 제시하는 전환점이 된 것이다.
한현미 선생님은 10년전 첫 혁신학교 업무담당자로 정해졌을 때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잠도 못잘 정도로 두려움 속에서 살았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꾸준함의 힘’을 믿고 조금씩 수업혁신과 교무실, 교실에서 민주적 협의문화를 정착해 나갈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학생수 감소에 IB 교육과정 도입 새로운 도전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 파도는 동성에도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했다.
혁신학교의 수업과 거의 맞닿아 있는 IB 교육과정이다. 지금은 ‘충남형 IB 관심학교’로 전면적인 교육과정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IB(International Bacalaureate) 교육이란 전 세계 160여 국가에서 운영 중인 국제바칼로레아기구에서 개발한 국제공인 교육과정을 말한다. 질문 기반 학습, 협력적 탐구 수행, 서술/논술형 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생각을 끌어낸는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어 우리 미래교육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동성중 교사들은 혁신학교에서 해결하지 못한 교육의 ‘평가’ 문제를 해결할 다양한 노하우와 비법들을 갖고 있는 IB 교육과정 도입을 통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능력, 질문 능력, 창의적 문제 해결력, 표준화된 수업 평가 역량 함양에 나서고 싶어 한다.
IB 교육과정 도입에 따른 현실적인 고충도 솔직히 털어 놓았다.
선생님들은 “벌써부터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IB 관련 연수가 축소된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학령인구가 줄다보니 저희도 학급 수 감축이 있었다. 지난해 15개 학급에서 벌써 2개 학급이 줄었다”라며 “하지만 IB 교육과정에 대해 알고 있는 학부모들은 이 교육과정이 도입되면 우리 학교에 보내겠다고 한다”며 IB 교육과정 도입의 당위성을 짚었다.
혁신학교 전환하며 민주적 협의문화 정착
혁신학교 전후로 가장 큰 변화에 대해 민주적 협의문화를 강조했다.
10년째 혁신학교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박은정 선생님은 “일반학교였을 때의 회의방식은 거의 전달식이었다. 왜냐하면 고연차 선배 선생님들이 더 발언을 많이 하고 저연차 선생님은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라며 “혁신학교가 되면서 수업에 필요한 것을 제외하면 회의 시간이 많이 줄어들고 다양한 연령대의 의견을 들으려는 노력들이 생긴 것이 큰 차이였다”고 밝혔다.
이와 함게 “우리학교가 꼭 사립이어서가 아니라 특색있는 수업들을 외부에 소개할 기회가 많았다”면서 “일반 공립학교의 경우 혁신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의 연차가 대부분 2~3년, 길게는 4년 정도지만 저희같은 경우 일관성 있게 쭉 10년을 같이 하기 때문에 운영에 어려움이 없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또 혁신학교 10년 동안 주변마을과 교육공동체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을 최고의 성과로 꼽았다.
마을에 있는 인적, 물적 자원들을 활용해서 수업을 진행하고 싶다라는 생각은 전에도 하고 있어지만 예산부분이나 교육과정 조율부분에서 우려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마을과 함께 달빛 축제도 진행하고, 학기 중에 마을 분들의 특강도 두세차례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박 선생님은 “다만 학교 입지 특성상 보호자들이 농사, 회사원, 자영업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어 협력사안을 조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사립학교 특성상 오랜시간 교내 구성원들이 바뀌지 않는 것도 큰 장점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혁신학교로 주목할 만한 변화에 대해서는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을 밀도있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동성중 선생님들은 10여년 째 매주 월요일이면 함께 모여 독서토론을 한다. 수업개혁을 위한 이같은 노력이 뒷심이 됐다.
동성에서는 학생 뿐 아니라 선생님들도 ‘열공’을 하고 있다. 지금도 열정적으로 전공활동을 하고 책을 읽고 결과물을 나눈다. 국어와 영어 담당 선생님들이 융합수업에 나선다. 다양한 학년이 한 주제를 갖고 연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선생님은 “혁신미래학교 주제가 생태전환교육인만큼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좀 더 생태 감수성을 갖고 성장할 수 있게 교육할지 고민한다”며 “외부의 특강으로만은 한계가 있다” 단언했다.
리더십 캠프·달빛축제·작은음악회...민주시민으로 성장
동성중학교의 활동을 살펴보면 드마라틱하다.
동성은 지난달 6일부터 이틀간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의 학생회 구성원 중 희망자 65명을 대상으로 'Rewild, Rebind!’ 지구를 구하기 위하여 하나되는 동성중'이라는 주제로 리더십 캠프를 1박 2일간 운영했다.
이 캠프는 공동체 의식과 리더십을 함양을 위해 3.6.5 프로젝트(3개 학년이 6개의 생태 지침을 5일 동안 실행해보기)를 통해 부서별로 생태 전환 캠페인을 진행됐다. 이와 더불어 직접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 속에서 민주시민으로 성장해 나가는 기회로 삼았다.
‘성환가족 푸른별 달빛축제’는 성환 지역 112개 가정, 388여 명의 지역주민이 신청하는 등 지역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가족과 함께하는 미니운동회, 체험 부스, 아동·청소년 공연무대, 아동·청소년 그림 전시회, 먹거리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지역의 아동과 청소년들이 끼와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해방구가 되었다.
특히 생태전환교육을 테마로 동아리 마켓과 생태 관련 체험 부스를 통해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력하고,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며,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그뿐이 아니다. 음악으로 키우는 자존감과 행복, 작은 음악회도 열었다. 지난 7월 19일 교내 대강당에서는 열린 이 행사는 ‘음악으로 키우는 자존감과 행복’을 주제로 학생들 스스로 학교폭력 예방과 자존감 회복을 위해 기획했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과의 통합교육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난 7월 나사렛새꿈학교가 동성중을 방문해 통합교육을 진행했다. 먼저 비대면 만남을 통해 자기소개,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 전하기, 소감 나누기, 다음 만남 준비하기 등의 활동을 했다. 두 번째 만남은 스위치 활용 사격과 보치아 표적활동 등 체육수업을 통해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자연스럽게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이달 7일부터 14일까지 진행한 혁신미래학교 공감주간에는 ‘혁신학교 10년, 학교공개의 날’을 타이틀로 교내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교육활동을 다른 학교 교직원과 학부모 등에게 개방했다.
이를 통해 ▲민주적 협의문화를 위한 교직원 회의 ▲SDGs와 생태를 주제로 수업 나눔과 수업 협의회 ▲혁신학교 10년 성장기록물 도서 출간 기념 북토크 및 혁신학교 10년 사진전 ▲마을과 함께하는 푸른 별 달빛 축제 등을 선보였다.
혁신학교 10년의 열정과 발자취 책으로 펴내
특별히 ‘혁신학교, 10년을 기록하다’ 책자는 민주적 협의 문화를 이루기 위한 토론 과정과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을 위한 독서, 연구 활동을 포함하여 학생들의 배움 중심 수업을 위한 교사들의 열정이 담겨있다.
학생 자치를 위한 지원과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과정들도 담겨 있다.
이 책을 기획한 박은진 선생님은 “혁신학교 10년을 운영한 선생님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면서 “학교 구성원의 경험을 글로 모아두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동성중 학생들은 학업 성적만으로 평가받고 비교당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능력과 색깔로 빛나고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미래 가능성과 감동으로 만드는 교육과정 안에서 모두가 성장하며 행복한 학교라는 믿음으로 충만하다.
권경숙 교장은 “혁신학교 10년 운영의 노하우와 혁신미래학교 운영 과정을 다른 학교와 공유하며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충남교육청의 지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