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멈추고 대체 급식…“파업에 휴가 써야 하나” 시민 한숨

지하철 멈추고 대체 급식…“파업에 휴가 써야 하나” 시민 한숨

철도·교육 노조 줄파업 12월 예고
“근무 환경·조건 이해하나 속상해” 

기사승인 2024-12-03 06:00:09
쿠키뉴스 자료사진

이번 주 철도 및 지하철 노동자와 학교 급식, 돌봄 등을 담당하는 교육공무직이 줄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출퇴근 시민과 학생·학부모들의 불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은 서울 용산구 학비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일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교육부, 17개 시도교육청과 실질임금 인상, 급식실 고강도 노동 처우 개선 등을 두고 교섭을 이어왔지만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노초 측은 전국 학교 비정규직 17만명 중 6만명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급식 종사자, 초등학생 돌봄 전담, 환경미화원 등 업무를 담당하는 전국교육공무직본부도 지난 10월 파업 찬반 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고, 6일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게 되면 학교 급식과 돌봄부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노조 파업 때도 급식 차질이 빚어졌다. 당시 급식을 하는 전국 유·초·중·고교 25.9%(3293곳)가 빵·우유로 급식을 대체하거나 단축수업을 실시했고, 2022년 11월 파업 당시엔 25.3%(3181곳)의 급식이 정상 운영되지 못했다. 

이번에도 파업에 돌입하면, 6일 전국 초·중·고 일부 학교에서는 점심으로 빵과 우유 등 대체식이 제공되고, 돌봄 대체 인력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초등생 자녀를 둔 김모씨는 “급식 조리사의 업무 환경이 열악하다는 건 알지만, 매년 아이들 밥 가지고 파업하니 속상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지난해 파업 때 빵과 음료수가 나왔는데, 아이들이 너무 배고팠다고 하더라”라며 “도시락을 가져오기 힘든 아이들도 있을 수 있고, 점심 급식 한 끼가 그날 제대로 된 식사인 아이들도 있다는데 급식만큼은 파업해도 아이들이 제대로 밥은 먹을 수 있는 대책을 먼저 마련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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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지하철 근로자도 5~6일 일제히 파업에 돌입, 험난한 출퇴근길이 예상된다. KTX와 수도권 지하철 1·3·4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운행 등을 담당하는 철도노조는 5일, 서울 지하철 1~8호선 운행을 맡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제1노조와 3노조 그리고 서울메트로 9호선 지부가 6일부터 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한국노총 산하 제2노조 역시 지난달 29일 합법적 파업권을 획득해 이날 제1·3 노조 파업에 동참할 가능성도 있다. 

철도노조는 △정부 임금가이드라인 기본급 2.5% 정액 인상 △성과급 정상 지급 △4조 2교대 승인 △외주화-인력감축 중단 △안전인력 충원 △공정한 승진제도 도입 △운전실 감시카메라 시행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1노조는 △대규모 인력감축 추진 중단 △신규채용 정상 시행 △1인 승무제 도입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직원 60%가 가입된 1노조는 지난 20일부터 준법투쟁(태업)을 하고 있다. MZ노조로 불리는 3노조는 △정책 인건비 총액 제외 인정 △신규인원 채용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들이 총파업에 돌입하면 교통대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준법운행 첫날인 지난 20일 열차 지난달 20일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돌입하자 열차 2189대 중 125대가 지연되면서 정시율이 평시(100%) 대비 96.0%로 떨어진 바 있다. 

지하철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배차 간격이 약 2배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윤영희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노조가 파업할 경우 평시 5분 간격으로 운행되던 열차가 최대 14분 간격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에서 대전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박모씨는 “매일 KTX, 수도권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한 날 파업을 한다고 하니 너무 걱정된다”며 “대체 교통편을 늘린다곤 하지만 앞선 파업 때도 출퇴근하기 힘들었다. 택시도 없어 많이 애먹었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에서 강남구로 이동해야 하는 직장인 유모씨도 “망했다. 택시 타고 다닐 거리도 아닌데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서울 중구로 출퇴근하는 경기도 거주 직장인 최모씨는 “최근 폭설로 대중교통이 지연되고 출퇴근하는데 너무 힘들었다. 파업 때도 고생할 것 같아 휴가를 낼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지난해와 2022년에도 파업을 감행한 바 있다. 공사 제1노조는 지난해 11월9일 오전 10시부터 10일 오후 6시까지 파업 했을 당시 서울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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