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의료 봉사로 찾은 베트남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관계를 쌓으며 돕다 보니 떠날 수가 없더라고요.”
베트남에서 빈민과 한인들의 건강을 돌보고 현지 의료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의료 공동체를 육성해온 김시찬 베트남 킴스클리닉 원장은 최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내과 전문의인 김 원장은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를 맺은 직후인 지난 1995년부터 코이카(KOICA)의 정부 파견 의사로 베트남에서 의료봉사를 해왔다. 이후 2013년까지 하노이 세인트폴병원, 썩석현 빈민무료진료소를 거쳐 2014년 하노이에 한국인 의사와 베트남 직원들로 구성된 킴스클리닉을 열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베트남 활동은 내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뒤 매년 지인들과 동남아에서 의료봉사를 다니면서 시작됐다. 해외에서 의료활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김 원장은 영국에서 열대의학과 지역사회의학을 공부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베트남에서 병원 진료를 이어오며 함께하는 의사들과 이곳 주민들을 돕기 위해 노력한 지 30년이 흘렀다. 지금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직원들도 많이 찾고 있다”며 “진료 시간 외에도 여러 대외활동을 통해 현지 주민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중요해진 글로벌 보건의료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킴스클리닉을 운영하며 베트남 의대생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또 베트남 기독의료인협회(CMF-V)를 통해 현지 의료인들이 스스로 빈민 의료봉사를 주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김 원장은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것들이 베트남 주민과 의료인들에게 도움이 됐길 바란다”면서 “베트남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그동안 한국을 성장 모델로 삼아 왔다. 베트남 의료인들이 해외에 나가 국제 의료 파트너로 성장할 수 있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국제 보건의료 협력이 중요해졌다”라며 “의료인이라면 이런 흐름을 피해 갈 수 없다. 국제 공조가 더 많이 이뤄져야하며 이를 위해선 국가 간 더 많이 교류하고 서로 잘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원장은 지난 2일 대우재단의 김우중 의료인상을 수상했다. 김우중 의료인상은 고(故) 김우중 대우 회장이 출연해 시작된 대우재단의 도서·오지 의료사업 정신을 계승하고자 2021년 제정됐다. 대우재단은 소외된 이웃을 위해 장기간 인술을 펼쳐온 의료인을 선정해 김우중 의료인상, 의료봉사상, 공로상을 수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