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 국민 배신감과 분노를 더 키우는 발언”이라고 혹평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즉각 사퇴 또는 탄핵에 의한 조기퇴진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7일 윤 대통령의 담화 발표 직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마디로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법적 책임을 진다는 것은 탄핵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국민의힘 우산 속에 자신을 감추고 시간 끌기를 하려 했다는 점이 너무나 뻔뻔하다”라며 “지금 대한민국의 가장 큰 리스크는 대통령의 존재 자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대통령의 즉각 사퇴 아니면 탄핵에 의한 조기 퇴진 외는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정국 안정 방안을 일임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일제히 비판했다. 그러면서 탄핵 외에는 어떤 제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내란수괴가 내란공범과 국정을 논의한다는 발언은 시대착오적”이라며 “그야말로 시대의 헛소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일갈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는 조삼모사에 불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직전) 담화에서도 국회에 전적으로 책임 일임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국회도 아닌 ‘우리 당’이라는 표현을 쓴 것을 보면 국민의힘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윤 대통령이 당과 상의하겠다면서 국민의힘을 공범으로 유도하는 꼼수를 부렸다”며 “내란 수괴를 직무에서 배제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은 위험하다. 국회가 공범으로 비칠 수 있다. 탄핵 소추는 유일한 법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즉각 재발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원내대표는 “오는 10일 정기국회가 종료된다. 다음 날인 11일 즉각 임시국회를 열고 (탄핵표결을) 재추진하겠다”며 “최대한 짧게 하면 3~4일 내에 (본회의 보고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 대표도 “국민의힘이 탄핵에 계속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탄핵안 재발의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얼마나 반국민적·반국가적인지 알리고, 내란 범죄 행위에 동조하는 사실상 공범이라는 점을 역사 속에서 증명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제2의 계엄’이 없을 것이라 약속한 것에 대해서도 오히려 우려감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계엄을 안 하겠다는 것을 보니 오히려 계엄의 의지가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든다”며 “이번 국회 침탈이 경고성이라고 했다. 경고는 뭔가 본행위를 남겨놓았다는 뜻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절대 (계엄을) 못 한다고 하고선 계엄해제 의결을 막으려 무력을 동원한 것이 바로 이 정권의 본질”이라며 “앞으로 더 심각한 일을 저지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래서 대통령의 존재 자체가 리스크라고 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을) 현재 상태에서 수사하고, 필요하면 체포·구속하고 기소해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