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연일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이는 여권의 ‘친중·반미’ 프레임을 탈피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2일 국회 본청에서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를 접견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양국이) 자유민주진영 일원의 책임을 확고히 해야 한다”며 “지난 계엄 이후 한국의 정치적 혼란과 관련해 우방 동맹국인 미국이 민주주의를 지지한 것에 대해 국민을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접견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만남이다. 이 대표는 윤 대사대리에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윤 대사대리가 국회, 민주당을 방문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우리 한미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국 행정부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뿐 아니라 자유민주진영의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노력을 해준 점에 대해서도 각별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이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신속하게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또 “새로운 미국 행정부 출범에 따라 새로운 대외정책도 시행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 대한민국도 거기에 발맞춰 세계 평화, 동북아 안정, 한미 관계 발전을 위해서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윤 대사대리도 한미동맹을 언급하며 화답했다. 그는 “외교관 생활 40년 중 상당 시간 한미동맹 관련 현안을 담당했다”며 “한미 동맹과 한미 양국 관계는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맡은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의 작은 역할이나마 기여하고자 한다. 한국은 위기를 극복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더욱 더 강해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한국 정부, 국회와 이런 점에서 더 긴밀하게 협력하기를 기대한다. 또 한미동맹을 더 굳건하게 만들기 위해 협력을 이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전날도 민주당 의원 80명이 공동 발의한 ‘한미 동맹 지지 결의안’에 이름을 올리며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결의안에는 한미동맹이 대한민국 민주화와 경제성장의 기틀이 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국회는 여야를 초월해 한미동맹 강화를 지지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이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이유는 여권의 ‘친중 프레임’을 희석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여권은 이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 ‘친중·반미’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례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와 민주당이) 그동안 친중반미 기조를 의식했는지 어제(21일) 급조된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을 발의했다”며 “미국을 ‘점령군’이라 비난했고, 중국을 향해 두 손을 공손히 모아 ‘셰셰’라 하더니, 이제 와서 아무리 아닌 척해도 국민은 속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대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글로벌 통상위기 대응 의지도 피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트럼프 시대에 경제와 산업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고 불확실성을 줄이는 실용적인 전략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국회, 기업과 민간이 하나가 되어 협력해야 한다. 민주당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