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한수원 원전 갈등…김동철 “바라카 공사비 이의제기, 매우 유감”

한전-한수원 원전 갈등…김동철 “바라카 공사비 이의제기, 매우 유감”

- 수출지역 구분 등 재편 논의…산업부 “대안 모색 중”

기사승인 2025-02-20 10:51:54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4호기 전경. 한국전력 제공 

합의점을 찾아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던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의 바라카 원전 관련 공사비 갈등이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 19일 한국수력원자력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공사비 정산 과정에서 한전에 이의를 제기한 것과 관련해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0일 원전업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공사비를 추가로 받을 것이 있으면 팀코리아가 협력해 증빙과 논리를 갖추고 UAE 발주처에 요청하고, 협상이나 중재로 받아내 정산해야 하는 문제”라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한전은 2009년 한수원을 포함한 ‘팀코리아’의 대표로 나서서 약 20조원에 바라카 원전을 수주해 사업을 추진, 15년 만인 지난해 1~4호기 모두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원전 완공 이후 최종 정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총공사비가 2009년 계약 당시 예상보다 증가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에 한수원은 지난해 말 한전에 정식으로 추가 비용 정산을 요구하는 클레임을 제기했다.

김 사장의 이날 국회 산업위 질의·답변에 따르면, 한수원이 한전에 요구한 추가 정산 금액은 10억달러(약 1조4400억원)를 웃돈다. 김 사장은 “팀코리아가 정산해야 하는 문제인데, 자회사인 한수원이 모회사인 한전을 상대로 클레임을 제기해서 한전은 매우 유감”이라며 “한전의 이런 입장을 한수원에 항변한 상황이고, 충분히 (한수원과의 협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수원 측 관계자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한수원에서 비용 발생에 대해 정산 청구를 해왔고, 비용이 지급되지 않음에 따라 실무 협상과 중재 준비 과정에 있다”며 “한전과 합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팀코리아의 주축인 두 공기업이 내달 체코 신규 원전 수주 최종 계약 등 중요한 일정을 앞둔 시점에 갈등을 빚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발 빠른 중재가 필요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2016년 정부는 한전 측이 서유럽·중동, 한수원 측이 동유럽의 원전 수출 사업을 담당하기로 구분한 바 있으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고 사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재편 논의가 나오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원전 수출 관련 거버넌스 개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다양한 대안들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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