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내다보는 ‘관식이’, 무르익은 배우 박보검 [쿠키인터뷰]

악역 내다보는 ‘관식이’, 무르익은 배우 박보검 [쿠키인터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주연 배우 박보검 인터뷰

기사승인 2025-03-29 06:00:10
배우 박보검. 넷플릭스 제공

‘나쁜 박보검’, 상상조차 힘들지만 금방 만나볼 수 있을 것도 같다. 제대를 기점으로 표현의 외연을 넓힌 박보검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제대로 여문 연기를 보여줬다. 그래서인지 더 무르익었을 때 악역에 도전해 보고 싶다면서도 “멀지는 않은 듯한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 서울에서 만난 박보검은 “작품 속 인물에 대한 공감, 그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치 범위가 군 입대 전보다 넓어졌다”며 “때마다 줄 수 있는 느낌이 다를 텐데, 그래서 저도 앞으로의 선택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미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자신의 말을 고스란히 증명했다. 본인이 지은 별명대로 애순이(아이유)의 시선마다 꽃을 심는 ‘사랑 농사꾼’ 관식 역을 맡아 열연했다. 땅에 단단히 발을 붙이고 있지만, 현실에서 보기 힘든 순정남을 착실히 그려 호평이다. 여기에 인물의 애틋한 부성애까지, 시청자를 웃겼다 울렸다 했다.

말보다 행동인 관식의 우직한 면모를 위해 살까지 찌웠다. 어째 “성실함이라는 무기를 가졌다”는 캐릭터 설명이 자기소개 같았다.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갈 때 사랑하는 가족을 챙겨야 한다는 책임감을 잘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연기했던 기억이 나요. 또 과묵한 인물이잖아요. 운동선수 출신에 듬직하고요. 감독님께서 체구를 키워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해 주셔서 운동도 열심히 하고 많이 먹으면서 4~5kg을 증량했어요.”

내면 연기에도 충실했다. 특히 아이를 잃었을 때 양관식의 잠잠한 슬픔은 보는 이들의 가슴마저 시리게 했다. “대본에 ‘무쇠가 무너졌다’, ‘무쇠의 울음소리가 포효하는 듯하다’ 이렇게 세세하게 적혀 있다 보니, 동명이와 애순이를 바라볼 수가 없었어요. 신기하게 비가 진짜 내렸는데, 그곳에 같이 계셨던 도동리 선배님들이 애순이와 관식이를 위한 마음으로 연결돼서 손을 잡아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해녀 3인방분들의 눈빛을 보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죠’ 느낌으로 연기하려고 했어요.”

배우 박보검. 넷플릭스 제공

임상춘 작가는 몰입감 높은 인물 표현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박보검은 장년 관식의 박해준, 어린 관식의 이천무에게 공을 돌리고, 임 작가에게는 애정을 듬뿍 담은 별칭으로 화답했다. ‘미담 제조기’다운 반응이었다.

“작가님이 잘하고 있다고, 관식이 너무 멋지게 표현해 주고 있다고 응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저는 작가님을 ‘씨앗 저장소’라고 표현했는데요. 작가님이 뿌리는 씨앗 속에서 꽃을 피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요. 그리고 일생을 다 보여주는 이야기가 참 귀한데, 해준 선배님, 천무 배우님 덕분에 관식이 정말 한 사람처럼 보였어요. 저는 그 두 분 덕분에 덕을 많이 본 케이스예요.”
 
그가 연기한 청년 관식이 큰 사랑을 받은 탓에 기대보다 적은 분량을 두고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정작 본인은 이 작품을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추가했다는 자체가 의미 있단다. “저도 아쉬워요(웃음). 하지만 모든 배역이 주인공이고, 어린 관식, 청년 관식, 장년 관식 모두 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홍보는 제가 팬분들을 만나 뵙고 싶어서, 제가 제 기회를 잡은 거예요. 언제 또 이렇게 좋은 감독님, 좋은 배우님들과 좋은 작품을 만들겠어요. 그리워해 주셔서 감사해요.”

비중을 떠나, 그저 행복한 현장에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는 그다. “연기하는 것도 촬영 현장 가는 것도 즐거웠는데, 함께하는 스태프분들도 즐거워야 하잖아요.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그분들의 출근 발걸음도 가벼웠으면 좋겠어요. 현장이 소중한 추억으로 오래도록 남았으면 하고요. 이런 마음으로 꾸준히 일해서인지, 좋은 분들을 항상 만나는 축복이 가득해서인지, 이 마음들이 작품에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성장과 변화에 대한 갈망은 놓지 않고서다. “1년에 보여드릴 수 있는 게 한두 작품 정도다 보니, ‘보여드리지 못한 거지’, ‘아직 안 보여드린 거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제가 또 어떤 모습으로 만나 뵐 수 있을까, 어떤 카드를 딱 보여드릴 수 있을까 궁금해요. 앞으로의 발걸음도 기대해 주시고,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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