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손상된 망막 치료'… KAIST, 세계 최초 개발

[쿠키과학] '손상된 망막 치료'… KAIST, 세계 최초 개발

망막 재생 억제 프록스원 단백질 차단 기전 규명
망막색소변성증 생쥐 신경재생 유도, 시력 회복 입증
KAIST 교원창업기업 ㈜셀리아즈, 퇴행성 망막질환 치료제 개발 중

기사승인 2025-03-30 12:00:10
프록스원 단백질의 이동 억제를 통한 망막재생 유도 기전 모식도. KAIST

KAIST 생명과학과 김진우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손상된 시력을 신경 재생으로 회복할 수 있는 망막 치료제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포유류 망막에서 장기간 신경 재생을 유도한 세계 최초 사례로, 그동안 치료제가 전무했던 퇴행성 망막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해 큰 의의를 갖는다.

망막 재생이 가능한 어류 등 변온동물은 망막 손상 시 망막 내부에 존재하는 세포 ‘뮬러글리아(Müller glia)’가 신경전구세포로 역분화 한 후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하는 능력이 있다. 반면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는 이 기능이 사라져 망막 재생이 이뤄지지 않는다.

연구팀은 포유류 뮬러글리아 세포의 역분화를 억제하는 단백질 ‘프록스원(PROX1)’을 발견했다.

프록스원은 망막, 해마, 척추 등 신경조직 내 신경세포에서 생성하는 단백질로, 신경줄기세포의 분열을 억제하고 신경세포로 분화를 유도한다.

연구팀은 망막 재생을 억제하는 프록스원 단백질을 차단하는 물질을 생쥐모델 안구에 투여해 망막조직의 신경 재생과 시력 회복을 유도, 6개월 이상 효과를 지속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결과 손상된 생쥐 망막 내 뮬러글리아에는 프록스원 단백질이 축적이 되지만, 재생이 활발한 어류의 뮬러글리아에는 프록스원 단백질이 축적이 되지 않았다.

또 뮬러글리아에 있는 프록스원은 내부에서 생성된 것이 아니라 주변 신경세포가 분해하지 못하고 분비한 것을 뮬러글리아가 받아들인 것임을 증명했다.

프록스원 중화항체를 발현하는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2-Anti-PROX1)을 시력 손실이 일어난 RP1 망막색소변성증 모델 생쥐 안구에 투여 후 망막의 광수용세포층 회복(A)과 시력 회복(B)이 일어난 결과. KAIST

연구팀은 이 같은 프록스원 단백질 이동현상에 착안해 신경세포에서 분비된 프록스원이 뮬러글리아로 도달하기 전 세포 외부에서 제거해 뮬러글리아 신경재생 능력을 복원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김 교수가 연구실벤처로 창업한 ㈜셀리아즈에서 프록스원에 결합하는 항체를 활용해 발굴했다. 

이 프록스원 중화항체는 기존 항체들보다 탁월한 결합력을 보이며 질환 모사 생쥐 망막에서 신경 재생이 활발히 일어났고, 선천성망막퇴행성질환 생쥐 망막에 유전자 치료제 형태로 전달하면 지속적인 신경세포의 생성과 시력 회복이 6개월 이상 유지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망막 재생유도 치료제는 KAIST 교원창업기업 ㈜셀리아즈에서 2028년 임상시험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번 연구논문의 제1저자인 ㈜셀리아즈 이은정 박사는 "프록스원 중화항체 CLZ001의 효능을 개선하는 작업이 마무리 돼 곧 여러 동물을 이용한 시력회복 효능과 안전성 평가를 거쳐 망막질환자에게 투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AIST 김무성 박사과정과 이 박사사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지난 26일자 온라인으로 발표됐다. 
(논문명 : Restoration of retinal regenerative potential of Müller glia by disrupting intercellular Prox1 transfer. DOI: 10.1038/s41467-025-58290-8)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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