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도엽이 제44회 GS칼텍스 매경오픈 골프대회(총상금 13억원)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정상에 올랐다. 3라운드 공동 21위에서 일군 극적인 드라마였다.
문도엽은 4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7054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몰아치면서 8언더파를 수확하며 63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문도엽은 공동 2위인 김백준, 이정환, 재즈 쩬와타나논(태국)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3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시즌 상금 3억4566만원이 된 문도엽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2025시즌 상금 1위로 올라섰다. 2위는 3억2154만원을 획득한 이태훈(캐나다)이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문도엽은 2022년 9월 DGB금융그룹오픈 이후 2년 8개월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4승을 달성했다. 대한골프협회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한 이번 대회를 제패한 그는 KPGA 투어 5년, 아시안투어 2년 출전권도 획득했다.
최종 라운드에 돌입할 때 문도엽의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문도엽은 전날 3라운드까지 2언더파로 선두에 6타 뒤진 공동 21위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반 9개 홀에서 힘을 낸 문도엽은 11∼14번 홀 4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등 6타를 줄이며 순위표 최상단까지 치고 올라왔다.
특히 ‘마의 홀’로 불리는 16번 홀(파4)에서 그린 밖 약 12m 거리에서 행운의 버디를 잡아낸 장면이 일품이었다. 어려운 홀로 손꼽히는 18번 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환상적으로 붙이면서 한 타를 줄여 1타 차 단독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치는 기염을 토했다.
원래 파 5홀이지만 대회 기간에 파 4로 운영되는 16번 홀은 지난해 KPGA 투어에서 최고 난도 홀과 최소 버디 홀로 위명을 떨쳤고, 이번 대회 전체로 봐도 가장 어려운 홀로 평가 받았다. 18번 홀 역시 이날 평균 타수 4.9타로 난도 1위에 오른 난코스였지만 문도엽은 이 2개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21위였던 문도엽은 챔피언조보다 8개 조나 앞서 경기하면서 1시간30분 이상 먼저 최종 라운드를 마쳤다. 문도엽이 18홀을 모두 돌았을 때 1타 차 2위였던 쩬와타나논은 13번 홀(파4) 보기를 범하면서 2타 차로 멀어졌고, 신용구(캐나다)가 13·14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1타 차로 추격했으나 17번 홀(파3) 보기에 이어 마지막 홀에서만 6타를 잃고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문도엽의 우승으로 이번 대회는 2004년 마크 캘커베키아(미국) 이후 21년 연속 한국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게 됐다. 문도엽은 “시즌 3승과 대상을 목표로 남은 대회를 열심히 준비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 3라운드까지 김백준과 공동 선두였던 쩬와타나논이 이날 전반 한때 2타 차 단독 1위를 달리기도 했으나 문도엽의 맹렬한 추격에 결국 정상을 내주고 말았다. 올해 KPGA 투어 개막전 챔피언 김백준은 7언더파 277타를 기록하면서 이정환, 쩬와타나논과 함께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대상 포인트 1위(1894점), 상금 3위(3억1235만원)에 오른 김백준은 올해 KPGA 투어 3개 대회에서 우승, 공동 10위, 공동 2위 등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편 3라운드까지 공동 8위로 선전한 2009년생 아마추어 안성현(신성고)은 이날 13타를 잃고 최종 합계 9오버파 293타, 공동 66위로 내려갔다. 아마추어 선수 중에서는 이날 11타를 잃은 유민혁(서강고)이 8오버파 292타, 공동 61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