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22일 만에 첫 국회 시정연설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연설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차 추경 예산안 편성 내용과 정부 정책 기조를 국회의원들에게 직접 설명하며 집행을 위한 국회 협조를 당부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고 민생경제를 살리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는 이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뜻을 같이 한다”며 “민생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추경의 조속한 처리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에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 더해지며 민생과 경제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며 “이재명 정부의 첫 추경은 위기에 처한 민생과 경제를 되살리는 것은 물론이고 성장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추경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서는 국민의힘 등 야당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며 “대한민국이 내란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야당도 힘을 보태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촉구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생제일주의와 성과제일주의는 국민주권정부, 이재명 정부의 확고한 국정철학”이라며 “이제 국회의 시간이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도, 정쟁할 여유도 없다”고 했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라며 “경제위기에 정부가 손 놓고 긴축만 고집하는 것은 무책임한 방관이자 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라며 신속 추경을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포퓰리즘 추경’이라며 혹평을 내놨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의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말 따로 행동 따로’가 된다면 그건 결국 거짓말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나 하는 우려가 있다”며 “말씀을 실천으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작은 차이를 포용하겠다’고 했는데 대화 상대인 ‘극소수 야당’ 국민의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박성훈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시정연설 직후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의 태도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연설 과정에서 나온 애드립 같은 부분을 일종의 무시·조롱으로 받아들인 의원들이 있었다”며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일부 의원들이 반발했다고 전했다.
또 이 대통령이 설명한 추경에 대해서도 “포장만 거창한 이재명표 추경”이라며 “실상은 ‘빚내서 뿌리는 당선 사례금’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호텔 경제학 포퓰리즘’시작을 공식 선언했다. 돈 뿌리기 방식은 효과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제는 타이밍이라면서 책임은 전 정부 탓, 대안은 현금 살포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30조가 넘는 추경에 ‘소비쿠폰’, ‘상품권’이 전부라면, 미래를 준비할 국정철학은 어디에 있는가”라며 “포퓰리즘은 정답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