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이면 질환 유무 확인”…AI로 보는 나의 폐 상태

“5분이면 질환 유무 확인”…AI로 보는 나의 폐 상태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협회·기업과 폐 건강 캠페인…전국 순회
“폐 질환 조기 발견 및 국민 폐 건강 제고에 기여”

기사승인 2025-06-27 19:25:20
기자는 27일 서울 코엑스 동문 광장에서 열린 ‘폐 건강 체크버스 캠페인’에 참여해 흉부 엑스레이를 촬영했다. 오른쪽 상단에 촬영한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박선혜 기자

“박선혜님, 폐 엑스레이(X-ray) 검사 결과 이상이 없으십니다. 자세한 내용은 일주일 뒤 의료진이 문자로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27일 서울 코엑스 동문 광장에서 열린 ‘폐 건강 체크버스 캠페인’에 참여한 기자는 폐 엑스레이 촬영 검사를 받고 곧바로 결과를 안내받았다. 검사가 끝난 지 5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흡연 여부, 폐암 가족력 등을 살피는 간단한 문진 후 엑스레이를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분석한 리포트가 즉시 제공된다. 리포트에는 촬영 이미지와 함께 “사진에서 이상 소견이 검출되지 않았습니다”라는 결과가 명시돼 있었다. 함께 받은 안내자료에는 흉부 엑스레이에서 자주 발견되는 10가지 비정상 소견을 비롯한 폐 건강 정보가 담겼다. 검사 결과는 의료진에게 전달돼 2차 판독이 이뤄지며, 일주일 뒤 개별 문자 통보가 이어진다.

이날 현장을 찾은 시민이라면 누구나 체크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지나가던 외국인들도 관심을 보이며 검진에 참여했다. 김진희(가명·21) 씨는 “짧은 시간에 폐 엑스레이 검진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참여했는데, AI가 영상을 판독해 즉시 결과를 알려주는 것이 신기했다”며 “병원에 가기 어려운 노인 등을 위해 이러한 서비스가 꾸준히 제공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와 대한결핵협회, 메디컬 AI 솔루션 기업 마이허브가 공동 개최했다.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촬영이 가능한 이동 검진 버스를 전국에서 운영해 미처 인지하지 못한 폐 결절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캠페인의 목표다. 이날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 등 지방 순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앞서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폐암이 사망 원인이 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폐암 전문가 협의체(LAA)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폐 건강 체크버스 캠페인’은 흉부 엑스레이 촬영 후 간단한 결과지와 건강 정보가 담긴 리포트를 제공한다. 박선혜 기자

폐암은 2023년 기준 국내 암 사망률 1위 암종이다. 2018~2022년 5년 상대생존율을 보면, 암이 발생한 장기에 국한됐을 때 생존율은 79.8%에 달하지만, 원격 전이 상태로 발견되면 생존율이 12.9%까지 급격히 낮아진다. 원격 전이 단계에서 진단받는 환자가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 폐 결절의 조기 확인은 폐암 진단에 있어 필수적인 과정이다.

그러나 저선량 흉부 CT(LDCT)의 경우 현 국가 폐암 검진제도상 비흡연자가 혜택을 받기는 어렵다.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CXR)는 폐암 고위험군 선별을 위한 1차 도구로 주목받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조기 진단 전략의 한 축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다만 국내에서는 AI 선별 체계 도입이 글로벌 수준에 비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이날 캠페인을 찾은 50대 여성 폐암 환우는 “비흡연자이고 음주도 하지 않았는데 6년 전 갑자기 폐암 진단을 받았다”며 “그 이후로 주변에 정기적인 폐 검진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고 있다.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기 위해 건강검진에서 저선량 흉부 CT 등 폐암 검진에 효과적인 항목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27일 대한결핵협회, 마이허브와 폐 건강 체크버스 캠페인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3자 간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전세환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대표이사는 “폐암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비흡연자도 검진이 필요하다”며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크게 높아지는 만큼 정기 검진을 통해 폐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더 많은 분들이 저선량 흉부 CT와 AI 기반 엑스레이로 폐 건강을 점검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신민석 대한결핵협회 회장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협회가 호흡기 질환을 넘어 더 넓은 질병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을 확대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의료 취약계층을 포함해 누구나 폐 건강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맞춤형 건강관리 사업을 지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양혁 마이허브 대표는 “AI 기술이 환자 삶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때 디지털 헬스케어의 진정한 가치가 실현된다”며 “이번 캠페인은 민관이 협력해 국민 누구나 쉽게 AI 기반 검사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의미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양 대표는 “다양한 기관·기업과 협력해 건강 형평성을 높이는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