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웅제약과 대웅테라퓨틱스는 자체 개발한 세마글루타이드 ‘마이크로니들’ 패치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초기 약물 흡수 실험에서 주사제 대비 생체이용률이 80% 이상에 달하는 결과를 확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시험은 대웅테라퓨틱스가 자체 개발한 약물전달 기술 플랫폼 ‘클로팜(CLOPAM)’을 적용한 세마글루타이드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에 대한 글로벌 최초의 인체 적용 결과다. 세마글루타이드 피하주사 제형과 비교해 약물 전달 효율을 확인했다.
클로팜은 바늘이 피부에 닿은 뒤 녹으며 약물을 방출하는 용해성 타입의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약물 전달에 최적화된 구조로 제조할 수 있는 차세대 제조 기술이다. 약물의 균일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가압 건조’와 ‘완전밀착 포장’ 기술을 적용해 오염 우려 없이 정밀한 투여가 가능하다. 현재 국내외 총 52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번 연구는 건강한 성인 70명을 대상으로 대웅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세마글루타이드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피부에 부착해 체내에 흡수된 약물의 혈중 농도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후 같은 조건에서 기존 비만치료제인 세마글루타이드 피하주사를 투여했을 때의 혈중 농도를 측정해 두 약물 간 상대적 생체이용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주사제 대비 80% 이상의 상대적 생체이용률을 나타냈다. 즉 피하주사 제형의 약물 흡수율을 100%로 보았을 때,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약물은 80% 이상 체내에 흡수됐다. 동일 성분을 담은 기존 마이크로니들 패치들은 약 30% 수준의 생체이용률을 보였다. 세마글루타이드 경구제와 비교하면 약 160배 높은 수준이다.
혈중 농도가 일주일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고용량 세마글루타이드를 단일 패치에 담아 주 1회 투여가 가능한 제형으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였다. 주사제와 비교했을 때 약물 노출 양상에서도 높은 일관성을 보여 ‘패치형 비만 치료제’로서의 상업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강복기 대웅테라퓨틱스 대표는 “이번 연구는 고용량 세마글루타이드를 단일 패치에 탑재해 주 1회 투여가 가능한 수준의 약물 전달 효율을 입증했다. 이는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글로벌 기술이전 및 상업화를 위한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마이크로니들 제형은 복약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유망한 기술이지만 고용량 약물 전달이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그런 기술적 장벽을 넘은 첫 사례”라며 “다양한 바이오 의약품을 마이크로니들로 확장해 글로벌 플랫폼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