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돌아온 스타벅스 플라스틱 빨대, 왜 병원 근처에 많을까

7년 만에 돌아온 스타벅스 플라스틱 빨대, 왜 병원 근처에 많을까

기사승인 2025-08-27 06:00:07 업데이트 2025-08-27 11:55:30
서울 한 스타벅스 매장에 플라스틱 빨대가 비치돼 있다. 이예솔 기자 

친환경의 상징처럼 도입됐던 종이 빨대가 7년 만에 자리에서 밀려났다. 스타벅스가 다시 플라스틱 빨대를 꺼내 들면서 업계 전반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7일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 6월부터 전국 2000여개 매장 중 약 200곳(10%)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시범적으로 재도입했다. 지난 2018년 전국 매장에 종이 빨대를 전면 도입한 이후 7년 만이다.

이번 재도입은 단순한 소비자 편의를 넘어 환자와 어린이 안전 문제가 직접적 계기가 됐다. 종이 빨대는 쉽게 젖고 구부리기 어려워 삼킬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환자나 영유아 고객의 불편을 반영했다”며 “병원과 주거지 인근 매장 200여곳에 한해 식물유래소재 플라스틱 빨대를 시범 도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가 처음 종이 빨대를 도입한 건 정부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2021년 환경부가 식당·카페 등에서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제한하는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을 개정·공포하면서 종이 빨대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자영업자 부담과 소비자 불편이 커지자 정부는 계도기간을 뒀고, 2023년 11월 제도 시행 직전 이를 무기한 연장했다.

정책이 멈춰선 사이, 종이 빨대의 문제점은 계속 제기됐다. 서울 종로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 직원 A씨는 “종이 빨대는 음료에 넣어두면 금방 눅눅해져 제 역할을 못한다”며 “불편하다는 고객 민원이 많다”고 말했다.
이 영상은 쿠키뉴스 기사를 기반으로 제작한 AI 오디오 콘텐츠입니다. 내용의 정확성은 쿠키뉴스가 확인했습니다.

환경성 논란도 뒤따랐다. 지난해 3월 환경부가 연구기관에서 받은 ‘1회용품 저감정책 통계작성 및 관리방안’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매립과 소각 둘 중 어떤 방법을 쓰든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더 많은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음료와 종이가 직접 닿지 않도록 씌우는 플라스틱 코팅 때문이다. 코팅 탓에 종이 빨대는 생분해되지 않고, 분해를 위해서는 코팅을 별도로 제거해야 해 추가 공정과 비용이 필요하다. 

업계는 스타벅스의 이번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종이 빨대에 대한 소비자 불편이 계속되는 만큼, 대체 소재가 새로운 해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불편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탕수수 같은 식물성 소재를 활용한 대체 빨대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며 “정부 규제가 유예된 만큼 각 브랜드가 고객 목소리를 반영해 음용형 리드나 플라스틱·종이 빨대 병행 사용 등 친환경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