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한국인 납치·사기 범죄…캄보디아 프놈펜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잇단 한국인 납치·사기 범죄…캄보디아 프놈펜 ‘특별여행주의보’ 발령

기사승인 2025-10-11 10:55:31 업데이트 2025-10-11 14:22:20
유엔총회 고위급회기에 참석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이 9월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쁘락 소콘 캄보디아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학생이 고문 끝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관련 대포통장 모집책 일부가 국내에서 검거된 가운데 정부가 재발 방지 등을 위한 대응 강도를 높이고 나섰다.

11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예천 출신 대학생 A씨(20대)를 캄보디아로 출국하게 한 혐의(사기 등)로 대포통장 모집책 일부가 지난달 국내에서 검거됐다.

숨진 대학생 A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출국했다가 3주 뒤인 8월8일 캄보디아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대포통장 모집책 일부와 연계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 중이며, 최근 잇따르는 한국인 대상 취업 사기·납치 사건과의 연관성도 추적하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한국인 대상 범죄 사건으로 정부의 대응 강도도 강화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전날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초치하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조 장관은 쿠언 폰러타낙 주한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취업 사기·감금 사건이 지속 발생하는 데 대한 캄보디아 정부의 신속하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통상 국장급이 담당하는 초치에 장관이 직접 나선 것은 정부가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 장관은 지난 8월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사망 사건 등의 재발을 막기 위해 국민 안전 확보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또 캄보디아 정부가 온라인 스캠센터 근절을 위한 강력한 조치를 시행하고, 피해 예방 및 신속 대응을 위해 ‘코리안 데스크’ 설치 등 양국 경찰 간 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조 장관은 이날 프놈펜 지역의 여행경보를 기존 2단계(여행자제)에서 ‘특별여행주의보’로 상향한다고 통보했다. 쿠언 대사는 한국 정부의 우려를 이해하며 이를 본국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캄보디아 취업 사기·감금 피해 예방을 위해 주캄보디아대사관 인력 보강과 함께 법무부 주도의 ‘해외 보이스피싱 대응 TF’를 가동하고 있다. 이번 사안이 양국의 인적 교류와 협력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캄보디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