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석탑의 정수’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국보 지정 예고

‘고려 석탑의 정수’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국보 지정 예고

기사승인 2025-10-30 11:42:06
보물로 지정된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이 국보로 승격 예고됐다. 예천군 제공 

예천군은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인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이 국보로 지정 예고됐다고 30일 밝혔다.

이 석탑은 고려 현종 원년(1010)에 세워진 것으로, 당시 개심사 절터에 있던 탑으로 추정된다. 절의 흔적은 사라지고 현재는 논 한가운데에 세워져 있다.

탑은 2단의 기단 위에 5층 탑신을 올린 구조로, 아래층 기단에는 12지신상이, 위층에는 불법을 수호하는 팔부중상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이는 통일신라 석탑의 전통을 잇는 동시에 고려시대 특유의 양식을 보여준다. 1층 몸돌의 인왕상 조각과 4단의 지붕돌 받침, 살짝 들린 네 귀퉁이는 섬세하면서도 안정된 균형미를 구현한다.

또 상층기단의 명문 190자를 통해 건립 시기와 참여 계층이 명확히 드러나며 ‘광군’, ‘향도’ 등의 기록은 고려 초기의 사회 구조와 군제 연구에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면석에 새겨진 금강역사상과 십이지상, 팔부중상은 예술적으로 완성도가 높고 금강봉을 든 형상과 노반석의 안상 표현은 고려 석조 예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최근 조사에서도 석탑의 원위치와 기초 구조가 확인됐고 29개 부재 모두 역질 사암으로 제작된 사실이 밝혀져 진정성과 보존 상태가 탁월함이 입증됐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 후 의견 수렴과 문화유산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 지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천년의 역사와 정신이 담긴 오층석탑이 국보로 인정받게 되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 보존과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재용 기자
ganada557@hanmail.net
최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