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한미 관세·투자 패키지 협상 타결을 두고 온도차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제·안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라고 평가했고, 국민의힘은 “착시효과”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또 하나의 낭보가 전해졌다. 우리의 숙원이었던 핵잠수함 승인됐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매우 논리적으로 설득한 쾌거다. 한미 관계의 새 지평을 연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것과 관련해서도 “베리 굿(Very good), 엑설런트(Excellent),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라고 치켜세우며 “현금선불이란 악조건의 위기를 최대의 기회로 반전시켰다. 외교협상의 모범으로 기록될 만한 역사적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이재명 정부가 오랜 시간 치밀하게 준비하고 성실히 협상한 결과”라며 “이번 합의로 외환시장의 안정과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동시에 지킬 수 있게 됐다”고 치켜세웠다.
특히 “자동차부품 관세 15% 인하는 산업의 숨통을 틔워준 결정”이라며 “또 (핵추진 잠수함 승인은)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비확산 원칙을 지키면서도 동맹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가장 현실적이자 이상적인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한미 관세 협상 후속 지원을 약속하며 섬세한 협상 마무리 작업을 주문했다.
조승래 의원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에 “팩트시트(fact sheet·설명자료)와 MOU 등 미세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라며 “이 시기가 엄청 중요하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끝까지 잘 마무리해 달라”고 했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세협상 후속 조치를) 특별법으로 할지 국회 비준 형태로 할지 논의해봐야 한다”라며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불러 이번 협상과 관련한 중요한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잘 된 협상은 아니다”라고 평가 절하하며 합의된 내용이 전부인지 국민께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불확실성 해소에 대해서는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면서도 “만약 미국에서의 발표 내용과 우리의 발표 내용이 달라진다면 결국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다가 더 큰 문제에 직면할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 협상 타결은 이제부터 부담 시작이라는 의미”라며 “협상 내용대로 이행하려면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부담해야 될 많은 내용들이 있다. 이제부터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디테일이 알려지지 않아 평가는 신중해야 한다”라며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합의 자체가 원죄다. 여기에 에너지 구매, 기업 투자 등을 합치면 모두 6000억달러다. 일본보다도 총 금액 자체가 더 많다”라고 짚었다. 이어 “정부가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하지만 이는 외환시장 충격을 완화한 것이지 국민 부담을 줄인 게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외교관 출신 김건 의원은 당초 정부 설명에 비하면 직접투자가 많이 늘어났다며 “10년 동안 나눠 내기로 했지만 2000억달러가 현금이다. (협상 결과에) 착시효과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팩트시트가 아직 작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가 없다. 항상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한편 구윤철 부총리는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이면합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기재위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한미 관세협상에 혹시 이면합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 물음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이 “증인 선서 이후의 대답은 기록에 남는다. 정말 이면합의가 없는가”라고 묻자, 구 부총리는 거듭 “정말 없다”고 못 박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