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성우들의 낭독공연 '별들의 낭독'이 지난 10월 24일 충남 논산 강경 옥녀봉예술촌에서 한정된 인원 200여 명 관객의 뜨거운 호응 속에 막을 내렸다.
가을밤, 근대도시 강경의 하늘 아래 별빛 같은 성우들의 공연인 '별들의 낭독'은 지난 5월 초연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인 공연으로, 지역 예술의 내밀한 정서와 예술적 깊이를 확장하려는 시도의 결실이다.
문학과 낭독, 그리고 음악과 전통소리가 교차한 무대는 소도시의 시간과 감성을 시적으로 재현하며, ‘말의 예술’이 가질 수 있는 감동의 폭을 한층 확장시켰다.
이번 공연에는 김종성, 배한성, 박기량, 서혜정, 김상현 등 대한민국 대표 성우들과 데뷔 71년을 맞은 90세가 된 전설 고은정 성우가 함께해 변함없는 목소리를 펜들에게 선물했다.
이날 고은정 성우는 박기량 성우와 영화 '별들의 고향' 더빙으로 익숙한 그 음성 그대로를 재연했고, 중고제 소릿꾼 박성환과 함께 단가 '적벽부'를 낭독했다.
고은정이 먼저 한 소절을 낭독하면 박성환이 받아서 소리를 하는 방식으로, 노년의 낭랑한 음성과 전통 소리의 긴장이 만나자 객석은 숨을 죽이면서도 이내 큰 박수로 응답했다. 백전노장 원로성우와 젊은 소리꾼의 힘찬 단가의 어울림은 그 자체로 위대한 예술이라고 관객들은 평가했다.
설양환 공주대 교수는 “이번 무대는 낭독극, 시 낭송, 노래와의 협연 등으로 이전보다 훨씬 다채로운 장르의 결을 선보였다”며 “특히 성우, 소릿꾼이 한 무대에서 호흡하는 모습은 청각의 향연이자 지역문화의 새로운 실험이었다”고 평했다.
또 그는 “바위를 스크린으로 활용한 무대 아이디어는 특허감”이라며 “젓갈문화로만 기억되던 강경이, 이 공연을 통해 예술의 도시로 새롭게 기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장을 찾은 한 관객은 “이 공연은 말이 아니라 ‘빛과 호흡의 예술’이었다”고 감탄했다.
박기량 성우는 "목소리와 공간이 서로를 비추는 순간, 우리 자신도 낭독의 일부가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지역 예술인은 “별들의 낭독은 강경의 문화 정체성을 바꿔놓은 사건”이라며 “도시의 밤이 오랜만에 숨을 쉬었다”고 말했다.
조수연 옥녀봉예술촌 대표는 “강경읍은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숨겨진 이야기와 문화적 자양분을 하나씩 찾아내다 보면 여전히 심장을 뛰게 한다”며 “별들의 낭독은 서울 부산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공연을 이곳 강경에서 만들고 싶다는 열망 끝에 탄생한 공연”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의 문화는 소멸의 끝이 아니라 다시 살아날 씨앗”이라며 "공연의 의미를 지역 공동체의 회복으로 확장시키기 위한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옥녀봉예술촌은 일제강점기 ‘조선식산은행 강경지점장 관사’로 사용된 100년 넘은 근대건축물로 현재는 옥녀봉예술촌이 입주하여 소도시 공연예술의 중심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번 '별들의 낭독'은 그 공간의 역사와 목소리의 현재가 아름답게 만난 밤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2026년 5월 공연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