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주사에서 알약으로…경구제·다중작용제 주목

비만약, 주사에서 알약으로…경구제·다중작용제 주목

기사승인 2025-11-04 08:51:49
쿠키뉴스 자료사진.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잇는 차세대 비만치료제로는 다중작용제와 먹는 약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4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내다봤다. 다중작용제는 1개 약물로 여러 표적을 동시에 조절해 복합적인 치료 효과를 내는 약물을 말한다.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양강 체제로, 지난해 기준 노보 노디스크가 약 65%, 일라이 릴리가 약 31%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시장의 96%를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기업이 개발한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국내 시장에서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위고비의 경우 작년 10월 국내 출시 직후 첫 분기에 시장 1위 제품이 됐고 출시 3분기 만에 누적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다만 이들 치료제는 공급 부족, 높은 가격, 근육량 감소 우려 등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위고비 등은 2022∼2024년 공급 부족을 겪었다.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은 작년 12월 위고비의 공급 부족 상태를 해제했으나 생산 능력 확보 경쟁은 여전하다.

GLP-1 작용제 역시 월 500∼1000달러(약 71만원∼143만원)가 필요한 고가 약물로, 근육 감소 부작용이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다중작용제가 주목받고 있다. 아이큐비아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서보두타이드’, 알티뮨의 ‘펨비두타이드’를 지목했다.

이들 약물은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겨냥한다. 글루카곤은 간에서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고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GLP-1과 결합 시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지방간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에 대한 기대도 높다.

먹는 비만치료제도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마글루티드 고용량 버전과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저분자 GLP-1 작용제 ‘오르포글리프론’은 임상 3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입증하며 상용화에 근접했다. 국내에서는 일동제약이 개발 중인 먹는 비만약 ‘ID110521156’이 임상 1상 톱라인 결과에서 체중 감소 등 효과를 냈다.

한미약품도 근육량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비만치료제 ‘HM17321’을 개발 중이다. 

아이큐비아는 “비만 치료제는 글로벌 빅파마가 선점한 시장”이라면서도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높고 기술 혁신이 계속되는 만큼 후발주자에게도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