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백신 시장, 연평균 9.5% 성장…“2029년 15억달러 규모”

韓 백신 시장, 연평균 9.5% 성장…“2029년 15억달러 규모”

글로벌 백신 시장 연평균 4% 성장…韓 더 빨라
필수 백신 확보 과제…“선진국 시장 진출 전략 강화해야”

기사승인 2025-11-04 10:56:13
서울 종로구 보건소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한국의 백신 시장이 매년 10%가량 성장해 4년 뒤 15억달러(한화 약 2조1500억원) 규모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의 조사를 인용한 국내외 백신 시장 동향 분석에 따르면, 국내 백신 시장은 지난해 9억4840만달러(약 1조3633억원)에서 올해 10억2480만달러(약 1조4733억원)를 돌파한 뒤 2029년 14억9040만달러(약 2조1289억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으로 따지면 오는 2029년까지 매년 평균 9.5% 성장하는 것으로, 같은 기간 전 세계 백신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4.0%)보다 높다. 글로벌 백신 시장(코로나19 백신 제외)은 490억5000만달러(약 70조1900억원)에서 803억4000만달러(약 114조9700억원)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백신 시장 성장 속도가 글로벌 시장보다 빠른 것이다.

2023년 기준 한국 백신 시장(코로나19 백신 제외) 규모는 8억7000만달러(약 1조2400억원)로, 글로벌 시장의 1.7%를 차지한다. 한국통계진흥원의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백신 수출액은 252만달러(약 36억원)로, 2019년(143만달러)보다 76.2% 급증했다.

수출액 대비 수입액을 뜻하는 백신 무역수지는 코로나19 백신 수입 때문에 변동이 컸던 2021년에 1836만달러(약 263억원)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218만달러(약 31억원)로 안정화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가 백신을 가장 많이 수출한 나라는 브라질이었다. 이어 수단, 에티오피아, 콩고 순으로 나타났다. 이 국가들엔 주로 독감, 콜레라, 소아마비 백신 등이 수출됐다. 주요 백신 수입국은 벨기에, 미국, 프랑스, 아일랜드 등이다. 이들 국가는 MSD(머크), 화이자 백신 생산시설이 위치해 가다실, 프리베나, 싱그릭스 등의 백신을 공급하고 있다.

백신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필수 백신 확보 등은 과제로 남아있다. 보건산업진흥원이 백신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하고 기업 공개 자료를 조사한 결과, 2023년 12월 기준 기업 36곳이 총 108개의 백신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었다. 코로나19(25개), 인플루엔자(12개), 사람유두종바이러스(10개), 대상포진(7개) 등의 순으로 개발 건수가 많았다. 국산화하지 않은 백신 가운데 MMR(홍역·볼거리·풍진) 백신을 개발하는 기업은 없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국내 백신 산업 육성에는 보건 안보와 경제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필수 백신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노력으로 국산화되지 않은 백신의 연구개발이 폭넓게 이뤄지고 있으나 MMR 백신 개발 파이프라인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필수 백신 개발의 장애 요소인 항원 확보, 임상시험, 수익성 등을 극복할 수 있는 연구개발과 정부의 흔들림 없는 지원이 유지돼야 한다”며 “경제적 측면에선 중저소득국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도록 선진국 시장 진출 전략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