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빠진 LCC, ‘기단‧노선‧서비스’ 체질 개선으로 돌파 시도

적자 늪 빠진 LCC, ‘기단‧노선‧서비스’ 체질 개선으로 돌파 시도

기사승인 2025-11-06 06:00:09
양양국제공항 계류장에 파라타항공의 항공기가 서있다. 송민재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며, ‘증편‧가격’ 중심의 경쟁 전략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제 기단 현대화·노선 차별화·서비스 강화 등 구조적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항공사들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적자 탈출 언제쯤...LCC, 한숨만 가득

6일 업계에 따르면 앞선 1‧2분기 대부분의 LCC가 적자를 낸 데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 반전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증권가가 추정한 제주항공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3.9% 감소한 168억원으로 예상된다. 진에어 역시 40.3% 감소한 240억원, 에어부산은 60% 줄어든 1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증편‧특가’ 중심의 출혈경쟁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인기 노선에 공급을 몰아 증편을 반복하고, 운임 할인 경쟁까지 더해지면서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되는 구조가 고착됐다는 분석이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노선 증편 경쟁과 특가 중심 마케팅이 반복되면서 출혈 경쟁이 심화됐고, 이는 실적 악화로 직결되는 구조적 문제가 됐다”며 “저가 경쟁만으로는 더 이상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화연 호남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 교수도 “증편‧특가 경쟁 구도는 항공사 특성상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각 항공사별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방식대로만 전략을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다”며 “기단 현대화, 노선 차별화, 다양한 고객 타깃 설정 등 항공사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증편‧가격 경쟁 한계’…체질 개선 움직임

이처럼 증편‧가격 경쟁의 한계가 드러나고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면서, 항공사들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제주항공은 최근 차세대 항공기 B737-8 여덟 번째 기체를 직접 구매하며 ‘기단 현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로써 보유 항공기 44대 가운데 13대가 소유 항공기가 됐다. 

제주항공은 지난 2023년 차세대 항공기 B737-8 2대 구매를 시작으로, 올해 계획한 6대의 B737-8 구매기 도입도 마무리했다. 기단 현대화를 통한 운영비 절감과 운항 품질 안정성 강화로 체질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차세대 항공기 구매 도입을 통한 기단 현대화와 체질 개선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세대 항공기 도입 및 경년 항공기 반납 등 기단 현대화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진행해 2030년까지 평균 기령을 5년 이하로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어프레미아와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등은 독자 노선을 통한 차별화 전략에 나섰다.

에어프레미아는 LCC 중 가장 먼저 미주 노선에 도전하는 등 유일하게 중장거리 노선을 운영하며 장거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에어서울은 오는 12월 23일부터 일본 소도시 여행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인천발 일본 요나고 노선을 단독 운항한다. 이스타항공도 지난달 26일 국내 항공사 최초로 인천발 인도네시아 마나도 노선에 단독 취항했다.

180cm의 성인이 탑승했을 때 앞좌석 등받이와 무릎 사이에 500ml의 병 커피를 넣을 수 있을 정도로 간격이 넉넉했다(사진 왼쪽). 파라타항공이 자체 개발한 음료인 ‘피치 온 보드(peach on board)’. 송민재 기자

파라타항공은 서비스 강화를 앞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기존 LCC들이 단가 절감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기내 서비스 품질을 높여 수요 확보에 나서고 있다. 대형항공사(FSC)를 뛰어넘는 넓은 좌석 공간을 확보하고, 자체 개발한 시그니처 음료를 무료 제공하며 승객 편의성 제고에 힘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항공사별 아이덴티티를 강화해야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기존과는 다른 전략을 다양하게 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비하고, 다시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송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