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가격 인하 제약사들과 합의…“관세 덕분에 약값도 내려”

트럼프,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가격 인하 제약사들과 합의…“관세 덕분에 약값도 내려”

기사승인 2025-11-07 05:51:5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을 마친 뒤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에서 통상 월 1000달러(약 150만원) 이상에 공급되던 위고비 등 주요 비만 치료제 가격이 250∼350달러(약 36만∼50만원) 수준으로 낮춰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젭바운드’ 제약사인 일라이 일리, ‘위고비’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 내 비만치료제 가격 인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라이 일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약을 ‘최혜국 국가’ 기준으로 미국 환자에게 제공하기로 했다”며 “위고비 가격은 월 1350달러에서 250달러로, 젭바운드는 월 1080달러에서 346달러로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메디케어(65세 이상 노인과 특정 장애인 의료 지원)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 지원) 대상자의 경우엔 정부의 비용 지원으로 본인부담금이 50달러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내가 ‘뚱보 약’이라고 부르는 이 약들은 효과가 좋고 지금까지 나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이 약들은 수많은 미국인의 생명을 구하고 건강을 개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연내 새롭게 개설될 웹사이트 ‘트럼프알엑스’(TrumpRx)에서 직접 이들 비만치료제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계열 비만 치료제다. GLP-1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욕 억제를 돕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전 세계 인구의 4%에 불과하고 전 세계 처방약의 13%를 소비할 뿐인데, 제약사들은 이익의 75%를 미국 소비자에게서 거둬간다”며 “만성적 불공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잇단 약값 인하 배경과 관련해 “나는 올해 초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최혜국 약가’ 정책을 전면 추진하도록 지시했다”며 “이 정책은 관세 덕분에 훨씬 수월해졌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제약사가 자율적으로 약값을 결정한다. 결정 과정에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 민간 보험사 등의 관여로 인해 약값이 더 올라가면서 약값이 다른 나라보다 비싸게 책정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관세를 지렛대로 글로벌 제약사들에 미국에서 판매하는 의약품 가격을 다른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라고 압박해왔다.

이에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유명 제약사들도 미국 내 약값을 인하하기로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