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 가까이 떨어지며 10거래일 만에 40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여러 악재들이 쏟아지며 투자심리가 급랭했다. 지난밤 미국에선 고용지표가 악화됐고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이 재차 부각됐다. 장중 엔비디아의 저사양칩 대중국 수출 금지 소식이 전해졌으며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특히 외국인이 매도세를 이어가며 수급적인 부담이 됐다.
7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1%(72.69포인트) 떨어진 3953.7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종가기준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이후 10거래일 만에 4000선 아래에서 마감했다.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오후들어 낙폭을 빠르게 확대하며 3887.32를 터치, 3900선이 깨지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낙폭을 줄이며 3900선은 지켜냈다. 개인이 이날 6790억원 순매수 하며 지수를 간신히 3900선 위에 올려뒀다. 반면 외국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4625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억눌렀다. 이날까지 닷새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우위를 기록한 외국인은 이 기간 총 7조2600억원 가량을 내다 팔았다.
지난밤 미국에서는 고용시장 악화 소식이 들려왔다. 챌린저그레이&크리스마스(CG&C)가 발표한 감원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10월 감원 규모는 15만3074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보다 183%,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5% 급증한 수치다. 10월 기준으로는 지난 2003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으며 월간 감원 규모 기준으로는 2008년 4분기 이후 최고였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며 환율이 치솟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9.2원 오른 1456.9원에 마감했다. 지난 4월9일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1484.1원을 기록한 이후 약 7개월 만에 최고치다.
로이터통신은 6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을 인용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수정 버전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칩은 엔비디아의 최신 칩인 블랙웰의 성능을 낮춰 개발한 ‘B30A’라는 모델이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은 대체로 파란불을 켰다. 삼성전자가 1.31% 떨어진 9만7900원에 장을 마쳤고, SK하이닉스는 2.19% 떨어진 58만원에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1.38%), 현대차(-1.86%), 두산에너빌리티(-1.77%), 한화에어로스페이스(-4.85%) 등이 약세를 보였다.
상위 100위까지 종목 중 단 14종목 만이 빨간 불을 켰다. 한화오션이 3.09% 상승 마감했으며 SK스퀘어도 3.33% 올랐다. 카카오(3.46%), 삼성중공업(0.57%), 고려아연(2.3%), 아모레퍼시픽(6.66%) 등도 강세 마감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에 부담 요인은 AI고평가에 대한 논쟁 지속과 미국의 길어진 셧다운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과거 경험상 고평가 논란을 해소한 건 관련 기업들의 실적과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 상향이었기에 오는 19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기 불확실성은 셧다운 해소 후 대부분 빠르게 회복됐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닥 지수는 코스피보다 더 빠졌다. 전 거래일 대비 2.38%(21.36포인트) 떨어진 876.8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장중 4% 가까이 낙폭을 확대하며 864선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기관이 1050억원 매도우위, 개인은 829억원 순매수하며 기관 물량을 받아냈다.







